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처음 고안된 것은 지난 1950년대 초반 프랑스 은행들이 신용생명보험(대출연계 사망보험)을 판매한 것이 효시다. 그후 방카슈랑스는 80년대 금융국제화와 겸업화가 진전되면서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방카슈랑스 발전 정도는 은행의 시장지배력,기존 보험 판매채널의 견고성 등에 따라 나라별로 크게 다르다. 은행의 금융시장 지배력이 큰 프랑스와 벨기에 등에서는 방카슈랑스가 크게 발전했다. 반면 은행의 지배력이 크지 않은 영국 미국에서는 아직 저조하다. 기존 보험 판매 채널이 약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등지에서는 발전한 반면,기존 모집 조직이 견고한 독일 영국 일본 등은 아직 부진한 실정이다. 이처럼 나라마다 다른 사정에도 불구하고 방카슈랑스 도입 방법에서는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도입했으며 △상호주의를 취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방카슈랑스가 가장 발달한 프랑스도 50년대 초 처음 방카슈랑스를 도입한 이후 20년이 지난 70년대 초에 이르러서야 전체 생명보험을 판매 대상에 포함시켰다. 전업주의를 취해오다 99년 본격적인 겸업화를 선언한 미국의 경우도 90년대 초반 신용생명보험만 허용하는 1단계 방카슈랑스를 실시했다. 그 후 연금보험을 허용(94년)하고,2000년에야 모든 상품에 대한 판매를 허용했다. 완전 실시까지는 10년이 걸린 셈이다. 대부분 국가는 또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팔게 할 뿐만 아니라 보험회사에서도 은행상품을 팔 수 있도록 상호주의를 택했다. 특히 방카슈랑스를 일찍 실시한 나라들도 은행들이 보험자회사를 직접 설립해 상품을 만드는 것은 상당기간 허용하지 않았다. 프랑스의 경우 85년에야 은행의 보험자회사 설립을 허용했으며 영국도 67년부터 86년까지 은행의 자회사 설립을 불허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99년에야 '금융서비스 현대화법' 제정을 계기로 은행과 보험사간에 상호 참여를 허용했다. 이러다보니 유럽에서는 보험사가 은행을 소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우리나라와 환경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도 단계주의와 상호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일본은 98년 '금융시스템 개혁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금융업종간 자회사 방식을 통한 상호 진입을 전면 허용했다. 보험사는 98년 3월부터 지주회사 방식을 통해,그해 12월부터는 자회사 방식을 통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2년여 빠른 2001년 4월 방카슈랑스를 도입했다. 제1단계 대상은 신용생명보험과 장기화재보험 해외여행상해보험 등이다. 2002년 10월에는 개인연금보험 재형상해보험 등을 포함시켰다. 지난 3월 열린 금융심의회는 내년 4월 일시납 양로저축보험 등을 추가하고 오는 2007년 4월 모든 상품에 전면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 과정에서 대출거래처에 대한 압력판매 및 보험정보 유용 등 예상되는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전제,방카슈랑스의 연착륙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