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유코스 전 사장이지난해 10월 구속된 이후 1년 이상을 끌어온 유코스 사태가 19일 자회사에 대한 공매를 통해 유코스는 결국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됐다. 유코스 원유 생산액의 60%를 차지하는 유간스크네프테가즈의 매각은 유코스로부터 핵심을 떼어내는 것이며 이후 유코스의 채무 청산을 위해 톰스크네프티 등 여타자회사에 대한 매각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휴스턴 법원의 공매 중단 결정에도 불구하고 19일 오후 4시(현지시각)부터 가즈프롬을 포함한 4개 러시아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유간스크에 대한 경매가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경매를 총괄하는 러시아 연방자산기금의 알렉산드르 코마로프 대변인은 18일 "현재로선 경매를 실시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며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이 확실한 가즈프롬은 지난 9월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티'를 합병하며 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전반에 대한 지배를 확대하려고 해왔다. 국영 가스업체인 가즈프롬이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유간스크를 매입할 경우 가스 독점에 이어 석유 분야에서도 국가 통제권은 그만큼 강화되기 때문이다. 가즈프롬을 제외한 나머지 경매 참가 업체들은 단순히 이번 경매가 경쟁 속에서진행됐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동원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경매를 통해 유간스크의 지분 76.79%를 매각할 예정이며 경매 시작가를 2천467억5천만루블(약 86억5천만달러)로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유코스측은 유간스크의 자산 가치가 현격히 절하됐다며 이번 경매를 통해 유간스크를 매입한 회사를 상대로 국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빅토르 게라쉔코 유코스 회장은 유간스크의 가치는 300억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유간스크를 매입한 뒤 유코스의 남은 채무 변제를 위해 자회사에대한 추가 경매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간스크를 포함한 유코스의 2000~2003년 전체 체납 세금액은 245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한편 가즈프롬에 경매 자금을 지원하려던 국제은행단이 미 법원 결정에 따라 지원을 보류한 가운데 가즈프롬은 현금이 풍부한 외국 기업이나 국영은행을 통해 자금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도 가즈프롬의 경매 낙찰후 경매액 불입기간을 최대한 늦춰줄 예정이며 당초 경매 참가가 예상됐던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및 인도석유천연가스공사(ONGC)와 현금 지원을 위한 모종의 협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