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와중에도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은행들이 올 들어 '원가현실화'를 명분으로 각종 수수료를 무더기로 올린 데다 신용카드사를 합병한 몇몇 은행에서 카드부문 수수료 수익이 은행 수수료 수익으로 잡히기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8개 시중은행과 6개 지방은행 등 14개 일반은행의 9월 말 현재 수수료 순수익(수입-비용)은 5조4천3백36억원에 달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작년 5조6천1백87억원의 96.7%에 이르는 수준으로 연말까지는 무난히 7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연간 수수료 순수익은 1999년에 2조6천54억원에서 2000년 3조6천8백85억원,2001년 4조1백억원,2002년 5조1천3백67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9월까지의 수수료 수익은 신용카드부문이 3조4천3백51억원,나머지 예금 대출 등과 관련된 일반 수수료가 1조9천9백85억원이다. 신용카드부문 수수료는 이미 작년 전체의 3조2천4백63억원을 넘어섰으며 사상 최대였던 2002년의 3조5천6억원에도 근접하는 수치다. 국민은행외환은행이 별도 법인이었던 국민카드와 외환카드를 올 들어 각각 흡수합병한 데 따른 증가세로 분석된다. 일반 수수료는 작년 2조3천7백24억원의 84.2%에 이르는 수준으로 4·4분기 실적이 더해지면 2조6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수수료는 1999년 1조1천2백44억원,2000년 1조3천2백18억원,2001년 1조1천5백74억원,2002년 1조6천3백61억원 등이었다. 은행들은 올 들어 자기앞수표 발행,현금인출기 이용,은행조회서 발급,결제지연,해외송금 등에 대한 수수료를 잇따라 큰 폭으로 올렸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