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올해로 1백8주년을 맞은 두산그룹이다. 1896년 33세의 박승직이 면직물을 판매하기 위해 서울 배오개(종로)에 세운 '박승직 상점'이 그 모태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어디일까.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6일자)는 '기업의 생존'이라는 기사를 통해 세계 최고(最古) 기업은 서기 578년 일본 오사카에서 설립된 건축회사 '곤고구미(金剛組)'라고 소개했다. 곤고구미는 과거 불교사찰 신사 성 등을 지어오면서 1천4백27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지금은 아파트 빌딩 등 현대식 건물도 건축하고 있다. 곤고구미 다음으로 오래된 기업 역시 일본 회사로 서기 718년 고마쓰에서 설립된 여관 '호시료칸(法師旅館)'이다. 현재 호시료칸은 창립자의 46대손인 호시 젠고로가 경영하고 있다. 유럽 최장수 기업으로는 프랑스 포도주 업체 '샤토 드 굴랭'이 꼽혔다. 서기 1000년 르와르 지방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박물관과 나비 농장도 소유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 최장수 15개 기업 가운데는 이탈리아 기업이 8개사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3개사),일본과 독일이 각각 2개사씩 포함됐다. 이들 회사는 적어도 2백년 이상 된 기업들이 모여 결성한 '레 제노키앙(Les Henokiens)'이라는 친목단체에 대부분 속해 있다. 레 제노키앙이란 클럽 이름은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카인의 장남 에녹의 이름에서 따온 것.에녹은 3백56세까지 살았다고 전해진다. 이코노미스트는 "장수 기업들은 신뢰와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대부분 가족들에 의해 계승돼 온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