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들이 난생 처음 산타를 만났다.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 40여명은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신도시 호수공원 꽃전시관에서 `산타마을 산타킹덤' 행사장을 찾았다.


이들은 이날 부모 등과 함께 형형색색의 트리 장식과 환상적인 조명으로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터널을 들어서는 순간 "와"하며 탄성을 질렀다.


탈북 소년들은 장난감마을에서 각종 장난감을 만져보고 안아보며 즐거워했고 소녀들은 예쁜 인형들이 즐비한 인형 코너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지난달 서울에 들어온 임향심(9.가명)양은 "조선에서는 물론이고 중국에 있을때도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 몰랐다"고 바삐 눈길을 돌리며 마냥 신기해 했다.


어머니가 먼저 탈북하고 2개월만에 입국한 임 양은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던지 처음에는 굳은 표정이었으나 이내 해맑은 동심으로 돌아갔다.


임 양은 "산타클로스는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산타는 하늘에서 날아서 착한아이에게 선물을 주는 할아버지"라면서 "예쁜 인형을 갖고 싶다"고 응답했다.


최윤경(12.가명)양의 어머니 김은희(39.가명)씨는 "북한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일"이라며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인 산타가 있는 산타방에서 사진도 촬영하면서 인형 선물을 받고뮤지컬과 아이스발레 관람, 눈썰매 등으로 3시간여 환상의 산타 여행을 끝낸뒤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이날 행사는 ㈜월드건설의 비용 지원으로 마련됐다.


(고양=연합뉴스) 김정섭 기자 kim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