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와 건조는 세계 1위, 실적은 적자 전환' 올 한해 국내 조선업계는 쏟아진 전세계의 대규모 발주 물량을 대부분 싹쓸이하면서 작년에 이어 `수주 풍년'을 이어갔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계속되는 수주로일찌감치 2∼3년치 일감을 확보하면서 이제는 LNG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해서 수주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완급 조절에 들어갔다. 그러나 계속되는 후판 가격의 인상과 환율 하락, 2년전 수주한 저가 선박 건조등의 여파로 인해 지난 3분기부터는 일부 업체의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어진 수주 풍년 =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올해도 일본을 크게 앞지르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난히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1천410만CGT(보정총톤수)로 일본(800만CGT)을 600만CGT 이상 앞질렀다. 국내업체들의 수주량은 작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반면 일본은 10.1%나 감소하면서 한국이 일본의 1.8배를 기록했다. 특히 올들어 국내 조선 `빅3'가 세계 최대 LMG선박 발주 프로젝트인 엑손모빌프로젝트를 `싹쓸이'한 것을 비롯해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수익 선종의 대량 수주가 잇따르면서 1∼9월 한국 선박 수주금액은 200억달러를 상회, 작년 동기보다 15% 이상 늘어나며 수주 물량 증가폭을 크게 넘어섰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1.1%로 40%대를 유지했고 다음으로는 ▲일본 23.3%▲유럽 17.5% ▲중국 13.7% 등의 순이었다. 건조량은 올 1-9월 ▲한국 620만CGT ▲일본 580만CGT ▲유럽 300만CGT ▲중국 180만CGT로 수주량에 이어 건조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제쳤다. ◆실적은 악화일로 = 그러나 이같은 수주 호황속에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 적자로 돌아서는 등 `외화내빈'의 초라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4분기 2조2천62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04억원의 적자로 돌아섰고 순이익도 3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도 선박 건조량 증가에 따라 지난 3분기 매출액은 1조1천444억원으로작년 동기대비 1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1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7.9% 증가한 1조1천404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5.5%, 65.1% 감소했다. 조선업체들은 이처럼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고부가가치 선박위주의 수주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선박 설계시 후판 사용량 절감,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을추진하는 `긴축경영'에 돌입하면서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종기 새주인 찾아 = 지난 10월 두산중공업이 대우종합기계의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그동안 논란을 거듭하던 대우종기의 새 주인 찾기가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 2000년 대우중공업에서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분리된 대우종기는 건설중장비,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기계업체로, 그동안 노조의 인수전 참여 선언으로 인해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두산그룹은 대우종합기계(2조5천330억원) 인수로 총 자산규모가 작년말 9조1천901억원에서 11조7천232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재계 서열이 9위로 한단계 높아지면서주력사업부문이 소비재에서 산업재로 바뀌게 된다. ◆내년에도 수주 풍년 지속 = 조선업계는 내년에도 대규모 건조 물량이 발주될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특히 선박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호전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유조선 운임이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해운시장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중국 특수에 따른 해운 물동량 증가와 선박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내년도 선박건조 발주량은 약 4천500만GT 규모로 올해보다 다소 감소하겠지만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의 평균치인 3천300만GT를 웃도는 강세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철강재 가격과 환율이 변수로 남아있긴 하지만 선박가격이 올해보다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이후부터는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와 선박가격은 호전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환율과후판 가격만 안정된다면 수익성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