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경우 기업금융시장이 7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업은행은 '2005년 은행 경영환경변화 예측'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5%로 하락하면 기업대출,회사채 발행,주식 발행 등 내년 기업자금조달 시장규모(잔액기준)는 9백97조7천억원으로 올해보다 6천억원(약 0.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고 14일 밝혔다. 기업금융시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것은 기업들이 새로 조달하는 자금보다 상환하는 규모가 더 크다는 뜻이며,이 경우 금융회사들은 자금운용난을 겪게 된다. ◆기업금융시장 감소 우려 산은 보고서는 내년 성장률이 3.5%에 그칠 경우 기업들의 대출(간접금융)은 8조원 증가하고 직접금융에 의한 자금조달은 8조6천억원 감소,전체적으로 기업자금조달 규모가 6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직접금융 형태별로는 주식 발행이 9조4천억원 증가하는 데 비해 회사채(기업어음 포함)는 13조5천억원이 순상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이 4.3%일 경우에는 기업금융 시장규모는 1천22조5천억원으로 올해보다 24조2천억원(2.4% 증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5.0% 성장할 경우 기업금융 시장은 46조1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계는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소들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제시하고 있는 점을 들어 기업금융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기업금융시장이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뿐이었다. 당시 기업들은 설비투자 감소 및 부채 상환으로 16조4천억원 규모를 순상환했었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시장 위축을 막기 위해서는 4% 이상의 성장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종합투자계획을 조기에 집행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간 경쟁 심화 보고서는 성장률 둔화,주택가격 침체,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내년에는 대출수요가 더욱 위축돼 은행간 대출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예금·대출 등 전통적인 업무의 부진으로 국제금융,투자은행업무,프라이빗뱅킹(PB),방카슈랑스,펀드 판매 등 비(非)이자부문이 새로운 경쟁분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은행의 총자산 증가율과 이익증가율이 둔화되면서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