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연금 시장규모가 시행 첫 해인 오는 2006년 27조원에 달해 국내 증시의 수급을 크게 호전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또 기업연금이 미국처럼 빠른 속도로 정착되면 시장규모가 매년 60% 이상씩 성장,2020년께는 1백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14일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업연금제 도입과 금융권의 대응전략 컨퍼런스'에서 이승혁 IBM 금융서비스부문 시니어 컨설턴트는 "미국의 경우 1990년 기업연금이 도입된 이후 매년 14.2%씩 성장,2002년말 현재 그 규모가 1조8천억달러에 이른다"며 "국내도 퇴직금 사외위탁자금이 기업연금으로 전환되고 정부의 세제혜택이 가세한다면 시장규모는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퇴직금 사외위탁시장이 보험사와 은행이 8대2로 양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업연금이 도입되면 증권 투신사까지 가세해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수 있다"며 "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연금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와 차별화 전략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피델리티의 경우 그동안 대규모 기업 대상 법인영업에 치중해왔으나 최근 기업규모별로 세분화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기업연금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기업연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준비도 소홀하다"며 "사업시행 전까지 업무표준 설정은 물론 조직구성 시스템구축 법인영업활동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연금 도입 초기에는 시장포화로 수수료인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비용 효율화가 승패를 좌우할 관건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가령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기록관리는 영업경쟁력과 무관한 인프라인 만큼 업계가 공동으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공유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론 반 오이젠 ING생명 한국대표는 해외 기업연금 사례를 들어 "한국 기업연금제의 모델 중 하나인 일본식 기업연금 제도는 한국에 적합하지 않다"며 기업연금을 보조하는 개인연금 시장을 활성화하고,세제 혜택을 확대해 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종태·임원기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