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032710] 정상화를 명분으로 한 채권단과 LG그룹간 힘겨루기에 대해 증시에서는 '땜질' 처방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며 정부와채권단이 시장의 불신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양측의 합의 도출 결과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은행들과 LG그룹 계열사들의 수익 추정이 달라지게 돼 해당기업은 물론 국내 증시 전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카드 채권단은 LG그룹에 보유 채권 1조1천750억원 중 8천750억원의 증자를 요구했으나 LG그룹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L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2천600억원에 매입하겠다고 전날 제안했다. 대신 LG그룹이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청산이 불가피하다며 '청산' 카드로LG그룹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LG그룹은 추가 출자전환 요구에 대해 채권단과 합의한 확약서 내용대로 LG카드에 대한 1조1천75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다며 확약서 내용대로 이행했기 때문에 추가 지원은 없다는 점을 기업설명회(IR) 등에서 수차례 밝혀왔으며, 이를 번복하면 기업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질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이에 대해 일단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G그룹이 LG카드에 출자전환하는방식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증권 김혜원 애널리스트는 "LG그룹으로서는 지배구조 이슈보다 LG카드가 정상화되면 차익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현실적인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LG그룹의 출자전환 수용을 내다봤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와 채권단 및 LG그룹간 밀고당기기가 최후의 선택인 '청산'을 택하는 쪽으로 매듭지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면서 이미 1년전에예견됐던 사안이 다시한번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2차 출자전환 당시에 LG카드 정상화를 위해선 1조5천억원 안팎의 추가 증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그냥 넘어갔다"면서 "'끼워맞추기'식 정상화 방안이 한계에 이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채권단, 그리고 시장에서도 지금 나온 수준의 지원이면 LG카드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내년에 LG카드의 영업상황이 올해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에 가정한 것으로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한번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카드는 4조원대에 달하는 대환대출에 대해 현재 60%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는데 최종 손실률이 얼마가 될지는 내년 가계신용문제 개선의 속도에 달려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카드를 청산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금과 같은 정상화 방안을 선택한 것이 불가피했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과정은 전혀매끄럽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땜질'식 처방이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양측이 타협점을 찾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할 테지만 투자자들이 믿어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