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치를 현 수준(3.25%)으로 동결하자 재정경제부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경부와 한국은행의 경기 인식차이가 여전함을 또다시 드러낸 셈이다. 박승 한은 총재는 콜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고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 기간의 시차가 필요하므로 좀더 기다려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이 지속되면 금융시장에서 자원배분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금리는 내릴 만큼 내렸고 오히려 부작용을 우려해야 할 때'라는 메시지다. 이에 대해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하는 등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좀더 적극적인 포지션을 취했으면 좋았을 뻔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인하 정책이 필요하다는 재경부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에서도 생각은 달랐다. 박 차관보는 "한은의 내년 4% 성장전망은 기본적으로 정부와 인식을 같이 하는 것으로 정부도 종합투자계획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펴지 않고 내버려 두면 잠재성장률(5%)보다 1%포인트 정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이미 시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은 이번 성장률 전망치에 종합투자계획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열 조사국장은 "1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 중 내년 집행이 가능한 부분은 대부분 성장률 전망치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환율과 금리 정책 등에서 잇따라 엇박자를 내고 있는 두 기관의 거시경제 처방을 둘러싼 관점 차이는 앞으로도 당분간 극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병석·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