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서 귀금속 제조업을 하는 가데스주얼리 조현필 사장(42).


조 사장은 '기계 다룰 줄 아는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동종업계 사장들의 하소연이 실감나지 않는다.


그는 올초 정부가 인력난으로 고생하는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청년채용패키지'라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3개월간 귀금속 세공 관련 직업교육을 마친 청년을 소개받았다.


이후 2개월간의 수습과정에서도 조 사장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제대로 된 일꾼을 길러 내려면 품과 돈이 많이 드는데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조 사장은 "귀금속 세공은 직업교육을 받지 않은 신입들로서는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지원은 전문인력이 귀중한 중소기업엔 매우 유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난으로 고민하는 중소기업 대부분이 이 같은 제조기업들이다.


제조기업들은 당장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준비된 산업인력'을 원한다.


그러려면 일정기간 초기교육이 필요한데 중소기업엔 큰 부담이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3월부터 청년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청년채용패키지 사업은 이런 점에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교육부터 채용까지 연결해주는 이 사업은 기업들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이에 맞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1월 말 현재 교육을 마친 인원 1천5백89명 중 취업자는 7백20명으로 취업률이 45% 정도로 이 사업은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는 이 밖에도 △전문기술을 보유한 해외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항공료 등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청년채용장려금 등을 지급하고 있으며 △장기근무자에게 주택을 우선 분양해주는 등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현재 지원 수준으로는 인력난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등 근로조건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를 위한 제도적 여건을 구축,일부 대기업들의 일방적인 '납품가격 인하'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도 한 방법이다.


생산직 근로자의 초과근로수당을 비과세하거나 중소기업이 근로자의 복리후생에 지출한 비용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구미지역 전자업체들과 대구 영진전문대학간 형성된 산학협력 클러스터는 자구노력을 통해 인력난을 해결한 대표적 사례다.


영진전문대는 구미공단에 입주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1천3백62개사와 산학협력을 맺고 있다.


기업 경력자를 교수로 채용하고 커리큘럼을 수요자인 기업에 맞게 뜯어고쳤다.


그 결과 이 지역 중소기업들은 준비된 취업생들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