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을 대체할 '꿈의 소재'로 통하는 탄소나노튜브를 값싸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삼성종합기술원 박완준 박사팀은 7일 나노기술의 핵심재료인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를 상온에서 합성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철과 탄소 화합물인 '페로신'을 용매 '자일렌'에 녹여 만든 혼합액에 초음파 에너지를 가해 물방울을 형성시킨 다음 이 물방울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고온ㆍ고압을 이용해 페로신과 자일렌에서 탄소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외부에서 고온ㆍ고압ㆍ고진공을 발생시키는 고가 장비가 필요없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탄소나노튜브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 탄소나노튜브 합성방법은 기체인 이산화탄소에 8백∼1천2백도의 고온과 고압을 가하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g당 50만원 수준에 이르지만 이번에 선보인 기술을 이용하면 g당 수천원 수준으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박 박사는 설명했다. 또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할 수 있고,수율을 종전 60∼70%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순도도 1백%로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이 기술을 상용화해 탄소나노튜브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며 2012년까지 실리콘 대신 탄소나노튜브를 소재로 하는 전자소자를 개발할 방침이다. 이 기술은 미국 화학지(JACS) 인터넷판 11월호에 게재됐으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특허출원됐다. 이번 연구는 삼성종합기술원이 과기부 테라(1조)급 나노소자 개발사업단과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4년6개월에 걸쳐 57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박 박사는 "탄소나노튜브 양산기술 확보로 기초 나노소재 분야에서 기술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