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법' 여파에 여관업 10.2% ↓ .. 갈수록 깊어지는 침체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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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속에서도 성장세를 지속해온 영화 등 공연산업마저 뒷걸음질치는 등 내수부진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소매업 생산이 21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한 가운데 '성매매방지법' 파장까지 가세,여관업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고소득계층이 이용하는 호텔업은 20%대의 증가율을 기록,숙박업에서조차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갈수록 짙어지는 불황의 그림자
통계청이 6일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비스업 생산(부가가치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1.7% 줄어들며 지난 7월(-1.4%) 이후 4개월째 뒷걸음질쳤다.
서비스업 생산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 2000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부문별로는 지난 10월 중 도·소매업 생산이 1년 전에 비해 2.6% 감소,4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중 대표적 소비지표인 소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2.4%를 기록,지난해 2월(-6.4%) 이후 2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잇따른 투기억제정책으로 부동산거래가 실종된 탓에 부동산업 매출도 6.1% 줄어들며 지난 3월(-1.1%) 이후 8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내수시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던 학원업도 10개월째 마이너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숙박업도 양극화
지난 9월23일 발효된 '성매매방지법'도 내수경기에 직격탄을 날렸다.
주점업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0% 줄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미용·욕탕 및 유사서비스업도 1년 전에 비해 매출이 5.2% 줄어 전달(-1.1%)에 비해 감소폭이 4배 이상 확대됐다.
여관업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2%를 기록하며 통계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반면 호텔업 매출은 '한류열풍'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22.8% 증가,서민 숙박시설인 여관업과 대조를 이뤘다.
◆잘 나가던 업종에도 빨간불
서비스업 통계 작성 이후 지난해 8월(-0.9%) 단 한 차례만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영화·방송·공연산업도 전반적인 내수부진에는 두 손을 들어,지난 10월 중 매출이 -2.5%를 기록했다.
특히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던 영화산업은 지난 10월 중 매출이 19.8%나 떨어져 사상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서민들의 대표적 취미생활인 영화감상마저 장기불황에는 '사치'가 된 셈이다.
올 들어 분기별 평균 2∼3%씩 꾸준히 성장했던 사업서비스업도 10월엔 감소세(-0.2%)로 돌아섰다.
특히 컴퓨터설계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9.7%)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내수시장에선 이미 정보기술(IT)업종에 대한 불황 우려가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내수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며 "적어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내수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