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업계의 양대 산맥인 롯데칠성음료와 해태음료가 광동제약의 대박음료인 '비타500' 협공에 나섰다. 음료회사가 제약사 음료제품을 따라하는 게 자존심 상하지만 불경기 속에서 2천억원대로 급성장한 비타민 음료시장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음료업계의 지존인 롯데칠성은 지난 3월 출시해 놓은 '비타 파워'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 TV광고를 지난주부터 시작했다. 롯데는 비타500의 성장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해 미투(me-too)상품 형태로 '비타 파워'를 내놨으나 TV광고는 전혀 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마케팅만 벌였었다. 하지만 광동제약의 '비타500' 매출이 지난해 2백80억원과 올해 9백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1천5백억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자 후발주자인 데도 불구,올인 전략을 마다않고 있다. 이른바 '되는 상품이다' 싶으면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을 지배하곤 했던 롯데의 과거경력을 볼 때 이번 롯데의 TV광고는 광동제약에 적잖은 위협이 될 것으로 음료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롯데칠성은 젊은 소비자층에게 광고영향력이 큰 모델로 알려진 탤런트 차태현과 한지혜 커플을 동원,'비타500'에 젖어있는 소비자들의 입맛 흔들기를 시작했다. 이 광고에서 롯데는 '비타500' 병제품을 겨냥한 듯,"병 뚜껑으로 조잔하게…"라는 대사로 병제품을 은근히 깎아 내리고 있다. 대신 모델들이 자판기에서 '비타 파워' 캔 제품을 꺼내면서 "같은 값이면 큰 거 먹지"라고 대사를 해 비타500보다 비타 파워가 우수함을 은근히 빗대 광동제약을 자극했다. 해태음료 역시 아미노음료 위주에서 과감하게 탈피,'메가 비타'로 비타민 음료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제약과 기술제휴한 이 제품은 롯데칠성과 마찬가지로 1백80㎖ 캔 제품으로 나왔으며 비타민과 피로회복 기능이 있는 타우린 성분이 각각 1천2백60㎎과 1천8백㎎이 들어있다. 해태음료는 캔 제품의 특징을 살려 자판기와 편의점,직장안 매점 등에 집중적으로 보급해 사무실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또 기능성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성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롯데제약과 기술제휴하기도 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칠성과 해태음료의 시장공략 강화로 인해 비타민 음료시장은 광동제약을 필두로 한 제약회사와 음료회사간 경쟁으로 번지게 됐다"고 규정했다. 제약회사 중에는 동화약품(비타1000),종근당(비타포유),CJ(제노비타) 등이 비타민음료를 내놓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