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김치만큼 유행을 타지 않는 음식도 없다.


그러나 김치처럼 홀대를 받는 메뉴도 없다.


김치는 여러 음식에 들어가지만 정작 자기 이름을 딴 메뉴는 많지 않다.


고작해야 김치찌개 김치전 등이 전부다.


올들어 새롭게 '김치찜'이 등장했다.


김치를 포기째 돼지고기와 함께 쪄 내놓는 김치찜은 김치의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포기째 나온 김치의 꽁지머리를 싹뚝 잘라낸 뒤 고기를 둘둘 말아 함께 먹으면 입에서 살살 녹는 그 맛이 일품이다.


김치찜은 전혀 새로운 음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갈치나 고등어조림 등에 들어 있던 김치 지짐이 별도의 메뉴로 부활했다고 할 수 있다.


시중에 나온 지 불과 1년이 채 안된 김치찜은 만드는 방법이 그렇게 힘들지 않아 조만간 김치찌개만큼이나 여러 식당에서 만나게 되리라 여겨진다.


김치찜은 현재 서울 서대문 일대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서대문 경찰청 뒤편에 위치한 '9시뉴스'(02-392-7888)가 제대로 된 김치찜을 내놓는다.


특이한 상호의 이 집 김치찜은 부드럽고 뒷맛이 깔끔하다.


돼지고기도 국산만 사용하고 있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고 기름기마저 쪽 빠져 김치랑 술술 넘어간다.


매일 사골육수를 끓여 그날그날 김치찜을 만든다고 한다.


김치찜을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낮 12시가 돼야 장사를 시작한다.


당일 2백인분을 팔고 나면 끝이다.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점심 때 준비한 분량이 늘 동난다.


오후에 다시 만들기 때문에 저녁시간을 이용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공기밥은 무제한 제공.김치찌개도 있는데 국물맛이 일품이다.


라면사리를 넣어 먹으면 국물맛을 해친다.


1인분 5천원.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근처에 있는 '햇살 가득한 뜰'(02-392-6326)도 최근 김치찜을 시작했다.


김치를 4시간가량 푹 쪄낸다.


입에 넣으면 그냥 눈 녹듯 사라져 버릴 정도로 부드럽다.


찜용 김치를 별도로 담가 숙성한 뒤 사용한다고 한다.


처음 10∼15분가량 센 불에 끓이고 약한 불로 1시간 졸인 뒤 1시간가량 불을 꺼놓았다가 다시 1시간쯤 약하게 끓여 내놓는다고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