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지난 11월 중 외환보유액이 1백42억달러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이 2천억달러에 육박하면서 적정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1천9백2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한 달 만에 사상 최대인 1백42억1천만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이는 종전 증가폭이 가장 컸던 작년 11월 70억2천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것은 무엇보다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적극 사들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달러화 약세에 따른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 과정에서 외화자산이 증가했다"고 사실상 시장개입을 시인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달에도 환율이 하락세여서 시장개입이 계속될 경우 연내 2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재연될 조짐이다. 한국채권연구원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적정 규모를 9백51억∼1천4백17억달러로 추정했고,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1천5백억달러가 적정하다고 말했다. 현재 보유액 규모는 적정수준보다 4백억∼5백억달러 많은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이 적정규모를 초과하면 환율하락시 큰 손실을 입을 뿐 아니라 달러 매입과정에서 풀린 통화량을 흡수하기 위해 통안증권을 발행해야 하는 등 정부와 한은의 부담이 커진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10% 떨어지면 한국의 자본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3%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당국의 시장개입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 현물 거래량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폭증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 달러현물 거래량은 49억6천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달(36억8천만달러)에 비해 34.8%(12억8천만달러) 늘어난 것이다. 김용준·안재석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