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전 전주시 팔복동 B약품 앞 길에서 뺑소니로 사망한 김모(43.여)씨와 아들 이모(5)군의 사건을 수사 중인 전북 전주북부경찰서는 30일 유력한 용의자인 남편 이모(48.채소 행상.전주시 진북동)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께 이씨의 휴대전화 발신지를 추적, 익산시내의 한 여관에 숨어있던 이씨를 붙잡았다. 그러나 이씨는 검거 직전 여관 방문을 잠근 채 미리 준비한 독극물을 마셔 전주A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별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이씨는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아 사고를 냈다"며 범행을 시인했지만 정확한 범행 동기나 방법 등은 밝히지 않은 채 횡설수설하고 있다. 경찰은 평소 이씨와 아내 김씨가 여자 문제 등으로 다툼이 잦았던 데다 이씨가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어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와 아들을 차량으로 숨지게 한 뒤뺑소니로 위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아내 김씨가 차량 사고 이전에는 살아 있었다는 흔적(생활반응)이 나타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에 따라 이씨가 아내에게 수면제 등을 먹인뒤 사고 현장으로 데려와 차량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씨가 사건 전날인 27일 오후 10시께 아내와 아들을 자신의 1t차량에 태워 함께 나간 뒤 5시간만인 28일 오전 3시께 혼자 들어오는 것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유력한 증거로 제시했다. 이씨는 지난 9월께 무보험 차량에 의한 사망 사고시 2억원을 받을 수 있는 차량보험에 아내 명의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내에게 수면제 등 약물을 먹인 뒤 현장에서 차량 사고를 내거나 누군가와 사전에 계획, 다른 차량을 빌려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범행 동기 등을 추궁하고 있으며 숨진 이들의 옷에서 발견된 타이어 자국을 정밀 분석, 범행에 사용된 5t 차량을 찾고 있다. 한편 경찰은 벌금 미납 등으로 수배 중인 이씨를 지난 28일 1차 조사했으나 유족이라는 점과 별 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돌려보낸 뒤 뒤늦게 용의자로 지목,초동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ic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