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달러 자산 줄여라".. 약달러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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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달러가치가 계속 떨어지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에서 미 국채 비중을 줄이는 등 미 달러화 자산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역으로 달러가치 하락세를 더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투자자들이 달러자산을 본격 매각할 경우 미국 금융시장이 붕괴되고 세계경제는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외중앙은행 미국채 보유액 감소=26일 발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주간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18~24일) 해외 중앙은행 및 공공기관들이 미 국채에 투자한 금액은 전주보다 10억6천만달러 감소한 1조6천1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3일이후 첫 감소다.
반면 미 공채 투자액은 41억달러 늘어난 2천5백55억달러로 조사됐다.
아직까지는 미 공채 투자액이 늘고 있어 달러화 자산 매각이 본격화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미 국채보유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화 자산 축소 조짐은 각국 통화정책 관계자들의 발언에서도 감지된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지난주말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보유 외환에서 달러 비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도 "외환보유고에서 미 달러화 대신 유로화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보유 미국채 규모를 줄였다"는 위용딩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의 발언도 지난주말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동국가들과 인도 등도 미국 자산을 내다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과 중국 움직임에 촉각=금융전문가들은 세계 1,2위 미 국채보유국인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 향후 달러화의 향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앙은행은 달러하락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달러자산의 가치가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선뜻 내다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달러자산을 내다팔았다가는 달러가치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데다 자국통화의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 관계자가 아직까지 외환보유고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장기적으로 계속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하락세로 인해 앉은 채로 외환보유 자산의 가치가 줄어드는 상황을 무작정 인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