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은 마진율이 30% 이상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하지만 갈수록 성장률이 둔화되고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게임업계가 지금까지와 같은 고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야 하며 게임컨텐츠도 세계화해 나가야 한다" 서원일 넥슨 사장은 최근 서울종합과학대학원 MBA과정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게임산업이 성장이냐 답보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며 "계속 고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강의의 요약이다. ◆게임업체의 '골드러시'=인터넷게임 시장은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새롭게 생긴 시장이다. 게임업체들의 매출은 제조업체에 비해 보잘 것 없지만 이익률(이익/매출)만은 20∼50%에 이를 만큼 높다. 자동차 5천억원어치를 팔아야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게임은 1천억원의 매출만으로 이룰 수 있는 셈이다. 업계의 성장 속도도 비교적 빠르다. 지난 2000년의 연평균 60% 성장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지금도 25% 내외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흔히 게임산업은 영화산업과 자주 비견되는데 수익이 장기적으로 발생된다는 점에서는 게임이 오히려 영화보다 낫다. 영화 '실미도'는 1백여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2백80여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넥슨의 게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같은 비용을 투자해 1천2백억원의 이익을 올렸고 앞으로도 계속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려워지는 게임시장=하지만 게임시장이 점차 완숙기로 접어들면서 시장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마음에 맞는 프로그래머들 몇몇이 작업실을 빌려 컵라면을 먹으면서 밤새워 게임을 만들었고 이 중 좋은 게임이 '대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게임 하나당 제작비가 1백억원이 기본인 '대작(大作) 게임시대'가 도래했다. 그만큼 업계 진입장벽이 높아진 것이다. 상당한 마케팅 비용도 쓸 각오를 해야 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개발되는 게임이 한정돼 있어 만들면 팔렸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게임을 알리지 않으면 안 된다. 경쟁자들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내려가는 추세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을 이용한 '롤플레잉 게임'의 월간 이용료는 4만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2만5천원 선까지 떨어졌다. ◆해외시장 개척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열쇠=어느 정도 성공한 게임업체들도 이 같은 어려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때문에 넥슨을 비롯한 주요 게임업체들은 해외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고 이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넥슨의 경우 1차 타깃을 중국으로 잡고 있다. 중국은 한 가지 온라인게임의 동시접속자수가 70만명에 달하는 나라다. 한국에서 아무리 동시접속자수가 많아도 30만명을 넘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다. 중국 선두 10개 온라인게임 중 7곳이 한국업체일 정도로 현재까지의 성적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업체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중국정부의 해외게임업체에 대한 규제는 더 강화될 전망이어서 중국시장만 바라봐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넥슨은 중국 이외의 해외시장으로 동남아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고속성장의 후유증 해결해야=사람이 가장 큰 재산인 게임업체들은 인사관리를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한 문제다. 게임업체들이 지금까지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쓰는 방법은 대개 스톡옵션이었다. 게임 한 두 개를 띄우면 곧바로 코스닥에 등록하고 초기 게임 개발자들에게 막대한 스톡옵션을 쥐어준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수입이 최고 수십배가 차이가 나는 등 오히려 조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1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넥슨이 코스닥등록을 염두에 두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게임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바꿔야 한다. 자식들의 학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은 대부분 게임업체를 싫어한다. 이를 해소하고자 넥슨은 가급적 건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향후 사회공헌 활동을 다양하게 펼칠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 [ 서원일 사장은 ] 서원일 사장(28)은 전반적으로 직원들의 연령대가 낮은 게임 업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젊은 CEO다. 96년 서울대 재학 시절 인턴사원으로 넥슨과 인연을 맺은 후 2000년 8월 정식 입사했고 4년 만인 지난 5월부터 넥슨의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서 사장의 주특기는 해외영업.탄탄한 외국어 실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넥슨 아시아 현지법인 설립을 주도했다. 그외에도 국내 최초로 패키지 게임의 온라인화를 시도하는 등 신규 사업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