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규모가 주식공급 금액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에 따라 유통주식 물량이 급감해 주가의 상승 여력은 커졌지만 증시 본연의 자본조달 기능이 위축되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있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이 올들어 매입한 자사주(신탁계약분 제외)는 지난 10월말 현재 5조2천8백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기업들이 유상증자 및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해간 자금 4조9천29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올 연말까지 예정된 신규 공급물량(기업공개 1천5백56억원,유상 증자 1천5백38억원)을 감안해도 자사주 매입규모를 밑돌게된다.


이같은 이례적인 현상은 경영권 위협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증자는 못하면서 주주들의 압력에 밀려 자사주 매입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월말 현재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4조4천4백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6% 격감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상위 1백대 우량기업들의 경우 총 발행주식에서 5% 이상 대주주들이 보유한 지분과 매물출회 가능성이 희박한 외국인 지분을 제외한 실제 유통주식 비율이 지난해 3월 33.6%에서 최근 26.8%로 6.8%포인트 줄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