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주 동안의 영화소식과 이번 주 개봉영화 전해주기 위해 조성진기자 나왔습니다. 박스오피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주에는 상위권 영화들 전해주시죠. 기자)) 이제 수능도 끝나고 이제 바야흐로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차가운 날씨 속에서 정우성과 손예진이 2주째 우리 관객들의 눈물샘을 뜨겁게 자극하고 있습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개봉 열흘 만에 전국 150만 명 관객을 돌파하며 올가을 최대 흥행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끌어온 멜로영화가 한국 관객들에게 제대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흥행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제니퍼 러브 휴이트 주연의 "이프 온리"가 2위에 올라섰습니다. 개봉 시점보다 순위가 점점 상승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 주면서 의외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시 가을에 어울리는 멜로영화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국적으로는 50만 정도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주홍글씨"는 3위로 한계단 내려앉았습니다. 전국적으로 14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긴 했지만 관객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석규의 오랜만의 복귀작으로 언제까지 흥행세가 이어질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2"는 4위로 한 계단 내려왔습니다. 밀라 요보비치가 출연하는 "레지던트 이블 2"는 2년전 개봉했던 전편에 비해 더욱 화려해진 액션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춤해진 헐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의 명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관객동원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개봉한 영화로 일본의 동명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쉘 위 댄스"가 5위를 차지했습니다. 리차드 기어, 제니퍼 로페즈, 수잔 서랜든 등 쟁쟁한 배우들을 앞세웠지만 첫 주 흥행 성적으로는 기대 이하의 성적입니다. 피어스 브로스넌과 줄리안 무어 주연의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은 6위에 올랐습니다. 역시 한국 관객들에게 낯익은 주연배우들을 앞세워 로맨틱 코미디의 틀로 한국 관객들을 공략하고자 했지만, 결과는 크게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월터 살레스 감독의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7위입니다. 체 게바라의 젊은 한 시절 여행을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비교적 적은 수의 스크린에서 개봉됐지만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체 게바라란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영화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S 다이어리"는 힘이 많이 빠진 모습을 보여주며 8위로 내려왔습니다. 지난 주 개방한 벤 스틸러 주연의 "피구의 제왕"이 9위입니다. 미국에서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지만, 한국에서의 반응은 영 시원치 않습니다. 10위는 모건 스펄록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 사이즈 미"가 차지했습니다. 햄버거가 과연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는 특이한 소재의 다큐멘터리이지만 관객에게는 큰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 흥행성적에 대해 평가를 해 주신다면요? 기자)) 역시 멜로영화의 선전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1위 자리를 지키면서 한국영화의 꾸준한 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또, 2위에 오른 “이프 온리”의 경우에는 순위가 갈수록 상승하는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두 편을 보면 역시 영화의 흥행이 개봉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와 얼마만큼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멜로영화로 역시 가을에서 겨울에 넘어가는 시점에 어울리는 소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꽤 많은 영화들이 개봉됐지만, 흥행성보다는 작품성에 기우는 작품들이 많았었기 때문에 상위권을 차지하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실 때 순위에 오른 영화들이 재미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시지만 마시고, 여러 정보들을 종합해서 좋은 영화들을 골라 보시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앵커)) 다음은 영화계 소식들 좀 들어보겠습니다. 강제규&명필름에서 영화 "안녕, 형아"의 제작비를 특이한 방식으로 모으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강제규&명필름에서는 영화 "안녕, 형아"의 순수제작비 19억5,000만원을 익명조합원의 형태로 투자자를 모집한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이 영화는 기존의 방식처럼 순수제작비 전액을 인터넷펀드로 모집하려고 했었는데 간접투자관련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 방식은 투자자들이 익명조합원이 되어 돈을 투자하고, 강제규&명필름에서 공동사업을 통해 이익을 산출한 후 재분배하는 형태입니다. 익명조합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1구좌 당 100만원이고, 1인 당 최대 10구좌 총 1,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합니다. 전국적으로 120만명 관객 이상이 동원돼 총 제작비 34억원의 손익분기점을 넘기게 되면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구요, 그 이하일 경우에는 원금 80%가 환급됩니다. 영화사는 11월23일 오전10시부터 이틀 간에 걸쳐 MK버팔로 홈페이지(www.mkbuffalo.com/investiment)를 통해 선착순 마감할 예정입니다. 한편 영화 "안녕, 형아"는 소아암에 걸린 형을 바라보는 철없는 소년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낼 영화로 임태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현재 50% 이상 촬영을 마쳤으며, 내년 4월께 개봉될 예정입니다. 앵커)) 서울 종로에서 또 하나의 영화제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기자)) 네, 제1회 종로영화제인데요, 지난 17일 개막돼서 25일까지 서울 종로 시네코아와 코아아트홀에서 열립니다. 이번 영화제는 국내외 영화제와 평론계에서 좋은 평을 받고도 개봉을 못하고 있는 작품들을 대중에게 보여주고자 기획됐고, 제9회 부산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여자, 정혜"를 개막작으로 28편의 장·단편 영화가 선보이게 됩니다. 'Miss you 미리보기' 섹션에서는 국내에서 아직 개봉되지 않은 화제작을 상영하고, '놓쳤다 다시보자' 섹션에서는 "엘리펀트", "레퀴엠", "천년여우" 등의 화제작들을 재상영합니다. 또 '미드나이트 스페셜' 섹션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아비정전", "화양연화", "2046"을 심야상영합니다. 앵커)) 이번 주에는 어떤 영화들을 소개해 주실건가요? 기자)) 이번 주에는 대입 수능이 지난17일에 있어서 개봉일이 앞당겨진 영화들이 많습니다. 한국 영화로는 "여선생 VS 여제자"가 있구요, "러브 레터" 이와이 순지 감독의 신작 "하나와 앨리스", SF스릴러 "나비효과", 코미디물 "화이트 칙스" 등의 영화가 개봉됩니다. 또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팜므 파탈", 헐리우드의 유명작 "엑소시스트" 4번째 속편 "엑소시스트:더 비기닝" 그리고 테오 앙겔로폴로스 감독의 "영원과 하루" 등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중 "하나와 앨리스", "나비효과" 두 편을 가지고 나왔는데요. 먼저 "하나와 앨리스"부터 소개해 드립니다. 하나와 앨리스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입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둘은 여전히 우정을 나눠갑니다. 어느 날 하나는 앨리스가 점찍은 남자애를 보여준다며 끌고 간 곳에서 미야모토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몰래 미야모토의 사진을 찍으며 관심을 키워온 하나. 하나는 미야모토가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선배이자 만담 서클의 회원인 것을 확인하고 서클에 가입합니다. 미야모토의 관심을 얻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하나는 미야모토가 잠시 머리 다친 틈을 타서 기억 상실이라고 얘기하고, 여기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했다는 거짓말까지 합니다. 한 번 시작한 거짓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나의 애정사기극에 단짝 친구 앨리스까지 동참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미야모토는 하나보다는 앨리스에게 더 관심을 보이게 되고, 그들의 관계는 묘한 삼각관계로 발전합니다. 이 영화는 한국에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일본 감독 이와이 순지의 신작입니다. 이와이 순지감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서정적인 스토리와 영상, 음악 그리고, 필름카메라가 아닌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필름으로 전환한 이 영화는 십대 사춘기의 소녀들이 거치게 되는 인생의 한 시점을 섬세하게 포착해 냅니다. 단짝친구인 두 소녀의 우정과 짝사랑 선배를 향한 첫사랑의 감정, 그리고 이혼한 부모 사이에서 느끼는 그리움 등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는 두 주인공의 얘기는 남자 감독이 그려냈다고는 믿겨지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와이 순지는 영화 내에서 특이한 영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곤 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사진 오디션에서 발끝에 종이컵을 테이프로 감고 발레를 하는 앨리스의 모습, 그리고 만담을 위해 무대 뒤에 기다리며 미야모토 선배에게 눈물로 자신의 거짓말을 고백하는 하나의 모습 등 특히 이 두 장면은 기억에 남을 이미지로 관객들을 각인시킵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장면을 통해 두 주인공은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고민들이 해결되면서 한 단계 성장합니다. "하나와 앨리스"는 이처럼 섬세한 장면의 이미지와 내러티브로 청춘들에게 감성을 자극합니다. 앵커)) 네, 잘 봤습니다. 다음 영화는 "나비효과"입니다. 소개해 주시죠. 기자)) 주인공 에반은 끔찍한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겪었던 아동학대라는 끔찍한 경험을 겪으면서 그에게 남은 것은 기억의 파편들과 상처입은 친구들 뿐입니다. 에반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매일매일 일기를 씁니다. 대학생이 된 어느 날, 에반은 예전의 일기를 꺼내 읽다가 시공간 이동의 통로를 발견하게 되고 과거로 돌아가 끔찍한 기억들을 없애고자 합니다. 어린 시절 상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첫사랑 캘리와의 돌이키고 싶은 과거,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닥친 끔찍한 불행들…. 그러나 그가 원하는 현재를 이루어내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무엇 하나를 바꿔 놓고 나올 때 마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일어납니다. 이른바 나비효과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마다 에반은 그것을 스스로 수습할 능력을 갖지 못한 채 오로지 일기장의 초자연적인 힘에만 의존합니다. 그가 원하는 현재를 이루어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과거를 바꿀수록 시공간의 질서는 무너져버리고 현재에서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과거로 돌아감으로써 더 나은 현재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위험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 영화는 한국에도 개봉되었던 영화 "데스티네이션2"의 각본을 써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에릭 브레스와 J.메키 그루버가 연출을 맡았고, 헐리우드의 신세대 스타 애쉬튼 커처가 주인공 애반 역을 맡았습니다. 이미 미국에서 개봉돼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고 전 세계에 많은 매니아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나비 효과라는 것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입니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1961년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낸 이 원리는 훗날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해 여러 학문 연구에 쓰이고 있습니다. 결국 나비효과란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나비효과"라는 영화 제목처럼 아무 생각없이 바꾼 하나의 사건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이야기 구조는 기존과는 다른 형태로 탄탄한 플롯의 영화로 태어났습니다. 이 영화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처럼 많이 도입된 소재를 도입했음에도 새로운 개념으로 재해석해 감각적 스릴러로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이한 이야기 구조와 함께 충격적 영상효과 등이 함께 어우러져 관객들을 팽팽한 긴장감에 빠져들게 합니다. 스릴러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두뇌게임과 연속되는 반전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관객들에게 특별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신다면 잠시만 영화에서 눈을 떼시면 안 됩니다. 영화의 단서가 되는 중요한 씬을 놓쳐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