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49
수정2006.04.02 13:53
최근의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은 1971년 '닉슨 쇼크'로 촉발된 '1차 약달러 시대' 이후 세번째다.
지난 두 차례의 약(弱)달러 시절에는 원화환율이 미국 달러화가치에 연동돼 '약달러=원화 동반약세'로 이어져 국내 수출업계의 가격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달러약세가 원화 강세를 초래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1차 약달러 시대는 71년 시작돼 2차 오일쇼크 직전인 78년 10월까지 7년 2개월 간 지속됐다.
'닉슨 쇼크'란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달러화의 금태환 정지를 선언,브레튼우즈체제 붕괴를 촉발시킨 사건을 말한다.
당시 미국 경제는 60년대부터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쌍둥이 적자)를 안고 있었는데,닉슨 쇼크로 인해 이같은 문제가 현실화된 것.이 기간에 미국의 달러화 가치는 달러당 3백57엔(71년 7월)에서 1백76엔(78년 10월)까지 급락했다.
'2차 약달러 시대'는 85년 9월 체결된 '플라자 합의'를 계기로 달러화 약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막을 열었다.
당시 미국 경제는 내부적으로 세금 삭감과 막대한 국방비 지출에 따른 재정적자와 제조업 약화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등의 문제가 누적된 상태였다.
이에 따라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은 85년 9월 23일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국제수지 불균형 해소를 위해 달러화 평가 절하에 협조할 것을 골자로 하는 '플라자 합의'를 체결했다.
이로 인해 당시 달러당 2백59엔에 달하던 달러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95년 4월에는 83엔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달러 약세는 95년 4월 선진7개국 재무장관 회담에서 비공식 체결된 '역(逆)플라자 합의'를 계기로 종식된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적자가 축소되지 않자 경상수지 균형을 단기적으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포기하고 자본수지 흑자를 통해 국제수지 균형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최근의 달러 약세는 지난 2002년 2월 이후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과거 두 차례의 달러화 약세기와 비교할 때 유사한 점이 많아 당분간은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의 후퇴와 쌍둥이 적자 심화,유로화의 부상,그리고 미국의 초저금리 등이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구조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