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전방산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조선업종 호황으로 선박 건조물량이 많아지면서 후판 수요가 늘어난 데 힘입어 동국제강 실적도 큰 폭으로 호전되고 있다. 게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원·달러 환율도 동국제강의 주가 상승에 '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원재료인 슬라브를 주로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곧 외화환산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후판 시장의 강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조봉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매출의 48.1%를 차지하는 후판가격이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74.4% 인상됐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 지속돼 2005년 1분기 중 현재 t당 72만원인 후판가격이 9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올해 5백24만t수준인 국내 후판 생산능력은 내년 5백만t으로 줄어드는 반면 국내 소비량은 선박 건조량 급증으로 올해 6백90만t에서 내년 7백50만t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경상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비용이 98억원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동국제강의 원재료 수입액은 연간 11억4천만달러인 데 비해 직수출액은 1억8천만달러에 불과해 환율 하락으로 인한 실보다는 득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박성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연말 원·달러 환율 예상치를 달러당 1천1백30원에서 1천1백15원으로 하향 조정했다"며 "이에 따라 올해 경상이익은 기존 전망치보다 8.5% 늘어난 4백23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등 경영진의 주주 중시 정책도 주가를 더 밀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 연구위원은 "동국제강은 총 발행주식 수의 24.9%에 해당하는 자사주 1천7백8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13.9%인 1천만주가 소각 가능해 이를 소각하기로 결정한다면 주가 상승에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2005년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동국제강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배,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에 불과하다"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