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은 컸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세계챔피언 벨트를 눈앞에서 놓쳤던 `얼짱복서' 최신희(21.성남체육관)가 2개여월의 공백을 털고 다시 링에 선다. 최신희는 오는 28일 오후 2시 고양시 문예회관에서 필리핀의 마리샤 알라졸과국제여자복싱협회(IFBA) 플라이급 순위전을 갖고 내년 현 세계챔피언 마리벨 주리타(미국)와 재대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16일 오후 성남체육관에서 만난 최신희는 약간 야위었지만 한층 성숙하고 다부진 모습이었다. 단정한 캐주얼 차림의 최신희는 오후 2시부터 훈련이라며 커다란 트레이닝 가방을 들고 체육관의 남자 수련생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인사한 뒤 곧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20여평 남짓한 체육관의 모퉁이에 마련된 관장실에는 지난 9월 IFBA 플라이급세계타이틀전에서 최신희가 주리타와 경기를 벌이던 사진이 진열돼 여전히 식지않은최신희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박상권 성남체육관장의 1:1 지도 아래 훈련에 돌입한 최신희는 앳된 외모와 달리 남자 수련생들조차 잠시 멈추고 쳐다볼 정도로 파이팅 넘치는 펀치로 분위기를압도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어이없게 패한 뒤 정말 매일 울었다"고 어렵게 운을 뗀 최신희는 "그동안 복싱이 그저 좋아서 열심히 했고 앞만 보며 나갔는데 이번 패배를 통해 많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선수로서 패배가 없을 수 없지만 다 차려놓은 것을 먹지 못했다는데충격이 컸다. 당시 패인은 경험이 없어 경기에서 너무 얼어붙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최신희가 챔피언전 패배보다 더욱 크게 충격을 받은 것은 경기 후 네티즌들의무차별적인 비난. 그는 "인터넷에서 나에 대한 험담을 보고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너는복싱 선수를 할 자격이 없다'는 글을 읽고는 죽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또한 내게 관심이 있기에 하는 말이라는 생각에 다시 글러브를 끼게 됐다"고 씁쓸한미소를 지었다. 라일라 알리처럼 화려한 복싱선수가 되고 싶다는 최신희는 요즘 아침에 러닝,오후에 훈련 그리고 저녁에는 서울보건대에서 야간수업을 받는 등 주경야독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박상권 관장은 "그동안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최신희를 인파이터로 키워왔는데 이제는 아웃복싱 등 다양한 스타일로 바꿀 생각이다. 달라진 최신희의 모습을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