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17일 국회 통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북핵발언과 대북선제공격론 등을 놓고 감정싸움 일보직전까지 가는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제1라운드는 박계동(朴啓東) 의원과 정 장관의 질의응답에서 시작됐다. 박 의원이 "노 대통령의 LA 북핵발언은 경솔했다"고 지적하자 정 장관은 "대통령이 신중한 고려 끝에 하신 말씀을 `경솔했다'고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응수했다. 정 장관은 "노 대통령 발언이 문제있다고 하는 것은 꼬투리 잡기"라고 역공을취했으며, 이에 박 의원은 "말씀이 지나치다"고 언성을 높여 대응했다. 제2라운드는 전여옥(田麗玉) 의원과 정 장관. 정 장관이 앞서 열린우리당 김원웅(金元雄) 의원에 대한 답변에서 "대북선제공격설 가능성이 매우 낮다, 없다"라고 단호하게 언급하자 전여옥 의원이 이를 받아서"그 이유가 뭐냐"라고 물었고, 정 장관은 "선제공격은 안된다는 게 우리 입장이고우리 정부의 입장이 중요한거다"라고 답변했다. 전 의원이 다시 "우리 입장 말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라"며 다그치자 정 장관은 "질문의 포인트를 아직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공방이 오가는 도중 두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전여옥 의원 말고 선제공격설을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정장관), "발언을 오도하지 말라. 방금전 김원웅 의원이 말한 선제공격론에 대해 `불가하다'고 말하지 않았느냐"(전 의원)며 `충돌'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임채정(林采正) 위원장의 제지로 겨우 중단됐다. 제3라운드는 홍준표(洪準杓) 의원으로 이어졌다. 홍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장관하기 힘들죠. 그 성깔 좀 죽여야지..."라고 운을 뗀 뒤 "(전여옥 의원은) 대북선제공격론이 파다해 대비책을 물은 것인데 대한민국 의원으로서 질의할 게 못된다고 한 것은..."이라고 말을 이어갔고, 정 장관은 "파다하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어 홍 의원이 노 대통령의 북핵발언을 비판하자 정 장관은 "대통령 발언 전문을 읽어보면 내용이 그렇지 않다"고 말했고, 홍 의원은 "전문을 읽어보지 않고 질문하는 의원이 어딨냐. 그런 답변은 불쾌하기 이를 데 없다"고 볼륨을 높였다. 또 정 장관이 "6자회담 유관국가 모두가 북에 대해 체제보장과 생존을 보장하면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우리 인식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하자 홍 의원은 "그발언에 책임질 수 있느냐"고 따지며 언쟁을 벌이는 바람에 임 위원장이 재차 저지에나서야 했다. 통일부에 대한 질의를 마치면서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회의원 하면서 이런 느낌 별로 안받았는데 장관 답변에서 궁금하게 생각하는 내용에 대해 전달받은 게 없다. 심각한 느낌"이라며 정 장관의 답변태도를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또다시 언쟁이 벌어질 것을 우려, "원인과 처방에 대해선 얼마든지얘기할 수 있으나 말이 또 말을 낳게 된다. 정 장관도 그냥 수용하는 차원에서 넘어가자"고 중재를 시도했다. 이에 정 장관은 "통일부 예산안과 관련, 파악하고 있는 내용을 성심껏 설명했다"면서 "내용이 없다는 것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 보겠으나 대통령 북핵관련 발언에있어선 장관으로서 의원들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