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지난 3월 총통 선거후 야당 지도자들이 퇴역 장교들을 선동해 군사 정변을 일으키려 했다고 주장, 야당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천 총통은 12월 총선을 앞두고 지난 14일 타이베이현 반챠오(板橋)시에서 선거 지원 유세를 하면서 지난 3월20일 총통 선거후 국민당 총통 후보인 롄잔(連戰)주석과 부총통 후보인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이 퇴역 장교들로 하여금 현역 장교들에게 "질환을 핑계로 퇴진하라"고 설득시켜 군사정변을 일으키려 했던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천 총통은 그러나 야당의 이같은 움직임이 결국 실패, '7일 유산 정변'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리원중 민진당 의원은 "국군 고위층에 따르면 3~4명의 퇴역 장교가 11명의 현역 장교들에게 퇴진을 설득했으나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총통부도 선거후 롄 주석이 선거및 당선 무효 소송을 낸 가운데 야당 지지자들이 총통부 광장을 점령한 채 시위를 벌이고, 탕야오밍(湯耀明) 국방부 장관이 눈 질환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혀 대만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정국 혼란으로 자칫 중국에 대만 무력침공의 구실을 제공할 뻔 했다고 가세했다. 총통부는 중국이 ▲ 대만의 독립 선포 ▲ 외국 세력 개입 ▲ 대만 내부 동란 발생을 대만 무력침공의 조건으로 삼아왔으며, 선거후 혼란 당시 중국이 공개적으로 "(야당의 시위를) 대만이 처리할 수 없다면 우리가 대신 나서겠다"고 발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롄 주석은 "증거를 가졌다면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라"면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천 총통은 더 이상 나라를 이끌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국방부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통의 발언은 국방부가 모르는 일"이라면서 "국군은 군사 정변을 일으킨 적도 없으며 일으키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