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 세계 변천사 한눈에..김익영·윤광조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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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도예의 현대화를 주도해 온 도예가인 김익영(69.국민대명예교수) 윤광조(58)의 회고전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40여년간의 도예세계 변천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150여점을 출품했다.
김익영은 조선 백자를,윤광조는 분청사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변용,개성적인 작품세계를 펼쳐보여 한국 현대도예사에서 선구적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들이다.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한 김씨는 1961년 미국 앨프리드대에서 요업을 전공하고 돌아와 조선 백자의 미의식을 계승하는 데 힘써왔다.
간단한 청화나 철화무늬조차도 최대한 절제하고 밀도 높은 '순백의 미'를 추구하면서 백자 표면의 깎아 내린 흔적을 그대로 남겨 모던하고 미니멀한 효과를 낸다.
기,합,의반을 비롯해 오브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도예를 제작했고 최근에는 비대칭적인 '푼주(입이 넓은 그릇)' 시리즈에 주력하고 있다.
생활자기의 대중화에도 힘써 온 작가다.
김익영이 순백의 청결미를 극대화한 '차가운 추상의 몬드리안'이라면 윤광조는 분청의 자유로운 기질을 수용하고 변용한 '뜨거운 추상의 칸딘스키'라고 할 수 있다.
홍익대에서 도예를 전공한 윤씨는 자유분방한 분청사기에 매료돼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해 작품화했다.
1970년대 전통 분청사기의 재현에서 시작해 80년대 중반부터는 불교적 선미(禪美)가 가득한 작품을 선보였고 이후 '윤광조 양식'을 창조했다.
지푸라기 나무조각 등을 이용해 산 강 달 바람 등을 추상 이미지로 그려 넣거나 '반야심경'을 비롯한 시의 구절을 적어 넣는 독특한 형태다.
그는 1979년 통인화랑 전시에서 '생활용기'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면서 "공예는 생활과 함께 있어야 하며 용(用)과 미(美)가 더불어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쓰임을 배제한 아름다움이라든가 아름다움을 떠난 쓰임만의 것이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박미화 학예연구사는 "김익영이 양반과 귀족 취향의 백자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면 윤광조는 서민에서 출발한 분청을 예술적인 차원으로 격상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12월26일까지.(02)2188-600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