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오늘 예상을 뒤엎는 깜짝 금리인하로 또 다시 한국은행의 금통위가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한은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전격 금리인하에 대해 비난의 글이 쏟아졌고 '철없는 금통위'를 성토하는 분위기 일색이었습니다. 이시간에는 석달만에 금리를 내리게 된 배경이 뭔지, 문제점은 없는지 뒷얘기를 중심으로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차희건 기자, 오늘 왜 금리를 내렸는지 먼저 말해주시지요. [기자] 경기가 더 안좋아질 것으로 보고 경기부양차원에서 금리를 내린 것입니다. 박승 한은총재는 오늘 금리를 내린 후 '소비와 설비투자가 저조한 가운데 수출과 건설투자마저 둔화되고 있어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될 우려가 있고 이런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금리를 인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시장의 원활한 유동성에 비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어 콜금리 인하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직도 경기물가 모두 불안한 상황이지만 다행히 최근의 유가 환율이 떨어짐에 따라고 있어 물가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어 금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는건데 표면적인 입장에 불과하고 실제는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았나요? [기자] 확인되지는 않지만 몇가지 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첫번째가 외압설입니다. 한은 홈페이지에도 나온 얘기인데 '청와대 갔다오면 금리가 내립니까?'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있듯이 지난주에 총재가 청와대에 다녀온 건 사실입니다. 오늘 금통위를 마치고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박총재는 이부분을 인정했습니다. 청와대에 갔다온 것 사실이나 거시정책 협의차 들른 것이지 이번 금리인하와는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습니다. 두번째는 금통위원에 대한 음모설입니다. 그동안 한은이 재경부와의 불협화음이 문제가 되며 정책공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재경부가 직접 금통위원을 설득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음모설입니다. 금통위원 구성을 보면 총 7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은 총재와 부총재는 당연직이고 추천권자가 재경부 한은 상공회의소 금감위 은행연합회 등 5개 기관 단체인데 모두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그런데 한은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4개 기관 단체가 '친 재경부' 금통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표결로 결정하면 재경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수가 '4대 3'으로 한은 견해를 항상 이길 수 있습니다. 금통위 표결결과는 밝혀지지 않지만 오늘 나온 얘기로는 금리인하를 놓고 지리한 '설전'끝에 4대 3으로 금리인하를 결정했다는 후문입니다. 사실 한은 집행부는 어제 동향보고회의에서 물가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며 금리동결로 내부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은 집행부는 근원인플레이션 기준으로 3.4% 수준까지 올라선 물가 수준이 부담되고 미국의 금리인상도 고려해서 금리를 내려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점쳐집니다. 그런데 정작 금통위에선 다수의 횡포가 비난의 여론이 끓고있는 '콜금리 전격인하'를 만들어 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듣고보니 그런한 가정들이 사실이라면 큰 일인데 이부분에 대한 문제점은 없나요? [기자] 그렇다면 앞으로 주요 경제정책 결정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취재기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금리만 한은의 고유권한 일뿐 환율 등 대부분 거시변수의 결정을 재경부가 장악하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 시장의 기능을 무시한 결정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판단됩니다. 환율만 해도 재경부의 인위적인 개입 후유증으로 최근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은 '금통위의 중립성 보장'에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경부의 정책방향이 무조건 잘못 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과거 정부의 시각에서 밀어부친 정책의 실패가 많았다는 측면에서 보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 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금리인하가 발표되자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절대 시장에서 금리는 예측하지 않는 것이 낫다' 푸념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현명한 정책은 시장을 잘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고 일관성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늘의 금리인하는 한은 혼자서 욕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