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석유시장서 환투기로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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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투기자금이 원유시장을 빠져나와 외환시장과 금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원유시장을 이탈한 투기자금들은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나 아시아 통화를 집중 매입,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0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가치는 사상 처음으로 유로당 1.30달러를 돌파,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 달러가치는 미국의 9월 무역적자가 5백16억달러에 달했다는 상무부 통계가 발표된 직후 장중 한때 유로당 1.3007달러까지 추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 지난주 투기세력들의 '유로화 매수-달러화 매도' 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헤지펀드의 투기자금들이 적극적으로 '달러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원유시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린 헤지펀드들이 외환시장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유가의 추가급등 가능성이 낮은 데다 약달러화 쪽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뉴욕에 있는 RBC캐피털마켓의 수석 통화분석가 T J 마르타는 "달러화 약세를 점치는 투기세력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이와 함께 주요 국가들이 달러화 자산을 매각하고 위안화 절상 등에 대비,아시아 통화 등을 매입하고 있는 것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늘어나는 미국의 경상·재정적자,투기세력들의 달러화 매도 등이 어우러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달러화 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원유시장을 빠져나온 투기자금이 금시장으로 몰리면서 금값은 16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은 반면 국제 유가는 보름만에 15% 급락했다.
9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2월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1.72달러(3.5%) 급락한 47.37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종가는 7주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반해 금 12월물 가격은 전일에 비해 온스당 2.80달러(0.7%) 오른 4백36.20달러로 마감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