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은 서태평양 한복판에 있는 북마리아나제도의 주도이다. 남북 21km,동서 8.8km의 작은 섬이지만 신혼여행은 물론 가족여행지로도 으뜸으로 꼽혀왔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눈부신 해변,싱그러운 열대식물이 어울려 빚어내는 남다른 정취를 즐길수 있는데다 비행시간 또한 그리 길지 않기 때문이다. 사이판 여행의 출발점은 가라판.가라판은 섬 중부해안의 가장 번화한 유흥가다. 이 거리 바로 앞에 마이크로 비치가 있다. 인근 무초곶까지 1km 가량 시원스레 뻗은 백사장이 남국의 정취를 돋워주는 곳이다. 하루에 일곱번이나 물색이 바뀐다는 이곳 바다는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이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노을이 특히 아름답다. 마나가하 섬도 필수코스. 마이크로 비치 앞,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마나가하 섬은 투명한 바다와 백사장이 사이판 여행길의 절정을 느끼게 해준다. 사이판에서 가장 유명한 스노클링 포인트로도 이름높다. 난파된 바지선,배,비행기 등이 섬 주변 수심 6∼12m 안팎의 모래바닥에 널려 있어 스노클링의 색다른 맛을 즐길수 있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하루 소풍 장소로 알맞다. 섬 최북단 만세절벽은 2차대전 당시 패전에 몰린 일본군이 집단으로 투신자살을 했던 곳. 관광용 헬리콥터를 타고 둘러볼수 있다. 많은 전쟁물자가 바닷속에 가라앉아 스쿠버다이버들은 이곳을 '밀리언 달러 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만세절벽 인근에 태평양 한국인 위령평화탑이 있다. 2차대전 중 일제에 의한 강제징용으로 끌려와 죽은 한국인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섬 북동해안에는 많은 해식단구와 해식동굴이 있는 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마도그곶이다. 이 곶 아래쪽에 있는 푸른동굴은 다이빙풀로 유명하다. 1백6개의 계단을 따라 절벽 아래로 내려가면 아치형 천장의 동굴이 나오는 데 이 굴 안에 천연풀이 있다. 수심 22m의 천연풀 속에는 바다와 연결된 3개의 굴이 뚫려 있다. 수영,스노클링,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기에 알맞다. 로타 섬은 본섬과 또다른 맛을 준다. 스위밍 홀이 잘 알려져 있다. 바닷바위와 산호초가 둥글게 바닷물을 품고 있어 일부러 만들어 놓은 수영장처럼 보이는 곳이다. 물안경을 끼고 물속을 들여다 보면 풀에 터를 잡고 사는 열대어들이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천여 그루의 야자나무가 백사장과 조화를 이루는 파우파우비치,이곳 주민들이 즐겨찾는 테테토비치도 아름답다. 섬에서 가장 높은 타이핑고트산 정상까지 걸어 올라가 내려다보는 풍광도 그림같다. 티니안 섬은 사이판의 유인도 중 인구가 제일 적다.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탑재한 미군의 B29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일본을 행해 발진했던 섬이다. 북마리아나제도에서 가장 큰 타가유적(돌 건조물)을 볼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 여행수첩 > 사이판은 1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북마리아나제도의 본섬이다. 유인도는 사이판,티니안,로타 등 3개이며,인구는 7만8천명. 연평균 섭씨 26도로 연중 고온다습하며,12~6월이 여행하기 좋은 건기.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1회 사이판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4시간 정도. 대중교통편이 없다. 렌트카를 이용한다. 주요 호텔을 경유하는 유료 셔틀버스를 타면 경제적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아시아나 스쿠터스에서 스쿠터(하루 25달러)를 빌려탈수 있다. 트래블러여행(02-6386-2840)은 '사이판 PIC골드 5일'여행을 안내한다. 마나하가섬 관광도 한다. 매주 화요일 출발. 어른 1인당 82만9천원. 북마리아나관광청 한국사무소(02)752-3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