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직에 근무하면서 거액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필리핀군 장성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7일 현지언론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필리핀 특별법원은 지난 5일 해외재산 은닉과 신고누락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카를로스 가르시아 소장에 대해 위증죄를 인정했다. 이날 재판에서 에르네스토 노코스 특별검사보는 감사감을 지낸 가르시아 소장이지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보유재산신고를 하면서 허위신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노코스 특별검사보는 또 가르시아 소장의 횡령혐의에 대해서도 현재 증거보강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코스 특별검사보는 ▲연봉이 미화로 7천200달러에 불과한 가르시아 소장이 미국 오하이오 주와 뉴욕에 있는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으며 ▲군 예금조합에 출처가석연치 않은 투자를 하고 있고 ▲미국에 거주하는 친인척에게 자신이 직접 또는 친인척을 동원해 19만3천400달러의 현금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르시아 소장이 자신 또는 가족 명의로 등록된 9대의 차량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춰 평가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시메온 마르셀로 특별검사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가르시아 소장의 비리 증거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조만간 수사관들이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랜시스 리시아르돈 필리핀 주재 미 대사도 미국이 가르시아 소장의 비리수사에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가르시아 소장의 한 아들은 작년 세관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10만달러의 현금을 밀반입하려다 미국의 한공항에서 적발됐다. 이후 미국은 필리핀 정부에 가르시아 소장이 미국 내에 보유한 미신고 재산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 결국 그를 법정에 세우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언론은 익명을 요구한 군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가르시아 소장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소 1년6개월 이상의 징역형과 벌금형이 선고될 것이라면서, 이번 스캔들은 에프렌 아부 신임 총참모총장(한국의 합참의장격)을 중심으로 글로리아 아로요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해온 군 개혁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부 총참모총장도 지난달 29일 취임식 연설을 통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군을 제대로 지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뒤, 아로요가 추진하는 군개혁작업의 선봉장으로 나설 뜻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취임 후 첫 개혁조치로 가르시아 소장의 스캔들로 문제가 된 감사감직제를 없애는 등 군살 도려내기에 부심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