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력도 두장밖에 남지 않았다.


화제도 많고 말도 많은 한해였지만,재테크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금리는 내림세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원금도 손해보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다.


부동산 경기도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주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탔지만 다시 박스권에 갇혀 버린 형국이다.


이러다보니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톡톡 튀는,특이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기도 어렵기 짝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환경을 활용한 여러 신상품들이 선보였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α'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다양한 상품이 나왔다.


그런가하면 은행상품과 증권,보험,카드사의 특징을 결합한 '퓨전상품',본격적인 주5일제를 맞아 일기시작한 웰빙(well-being)열풍에 걸맞는 '웰빙상품'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보험시장에선 '변액유니버설보험'과 카드시장에선 '체크카드'가 돌풍을 일으켰다.


대출상품중에선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을 비롯 장기모기지론이 각광받고 있다.


◆'+α를 찾아라' 주가지수 연동상품


작년 최고의 히트상품인 주가지수 연동상품이 올 들어서도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의 대안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은행들은 연초부터 최근까지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지수 연동 정기예금(ELD)'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재의 은행 정기예금 금리로는 도저히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떡하든 '+α'를 얻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국내 주가지수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던 정기예금은 올 들어 그 대상을 일본증시로 확장했다.


경기 회복조짐이 완연한 일본의 닛케이지수와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 잇따라 선보였던 것.


실제 국민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KB리더스 정기예금 닛케이 225'시리즈의 경우 지난 5월에 판매할 당시에는 판매액이 3백80억원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1천억원을 훌쩍 넘어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 연말이 가까워오는 요즘도 하나은행 HSBC은행 농협 등이 관련 일본 닛케이지수와 연동되는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진화하는 은행상품


'+α'를 추구하는 은행 상품은 수익률의 기준이 되는 대상을 주가지수에서 금값,환율,해외채권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환율변동폭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환율연동 예금'이 선보였는가 하면,국제 금값 시세에 따라 수익률이 확정되는 '골드지수 정기예금'도 새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국채지수인 다우존스 CBOT에 연동되는 '다우존스 CBOT 국채지수 연동예금'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국제 곡물값이나 원유값에 연동되는 '실물지수 정기예금'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상품의 복합화' 퓨전상품


저금리로 은행을 등지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 은행들이 내놓은 상품이 퓨전상품과 웰빙상품이다.


퓨전상품은 은행 고유의 상품 특징에다 보험,증권,카드사 등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다.


여기에 웰빙열풍에 편승,레저 관련 부가서비스를 첨가한 웰빙상품도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대부분 퓨전상품에는 무료 보험가입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주어진다.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보너스금리가 얹어지는 상품도 있다.


각종 레포츠 및 여가활동과 관련된 웰빙상품도 퓨전상품의 일종으로 선보였다.


종합병원 건강검진을 예약해주는 상품도 나타났다.


◆'내집 마련의 길잡이' 모기지론


10년 이상 장기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장기 모기지론이 대출상품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모기지론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을 비롯,시중은행들도 장기 모기지론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엔 주택금융공사를 비롯 은행들이 모기지론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어 내집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금리도 얼마든지 선택이 가능하다.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은 연6.0~6.2%의 고정금리를 적용한다.


이에 비해 대부분 은행들은 CD(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에 연동되는 금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들로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 변액 유니버설 보험 인기


변액유니버설은 보험과 은행,투신권에서 장점만 쏙 뽑은 퓨전(복합)상품이다.


최근엔 투신상품의 특징인 실적배당(변액)기능과 은행 예금상품의 장점인 자유입출금(유니버설) 기능을 합친 '변액유니버설보험'이 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처음 나온 메트라이프생명의 변액유니버설 상품은 판매 1년 만에 1천억원이 넘게 팔렸다.


지난달부터 대한생명이 판매하고 있는 '무배당 대한변액유니버설 적립보험'도 판매 한 달 만에 1만여건(약 33억원)이 판매됐다.


◆'카드시장의 새 강자' 체크카드


경영난으로 신용카드사들의 신상품 개발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유독 체크카드만큼은 이용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1개 시중은행을 회원사로 둔 비씨카드의 경우 지난 6월 이용액이 1천46억원을 기록,월별 이용액이 처음으로 1천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9월 이용액은 1천4백7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은 체크카드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