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이복 형인 빈 라딘은 31일(현지시간) "빈 라덴의 최근 테이프는 혼란스럽고, 폭력이다"면서 "그가 마이클 무어의 영화 `화씨 9.11'을 본 것 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스위스와 사우디아라비아 시민권을 갖고 제네바에 살고 있는 빈 라딘은 이날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타임지 인터넷판에 실린 11월8일자 인터뷰에서 "그가 살아있다는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빈 라덴 일가족이 9.11 테러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도 받지않고 미국을 도망쳤다는 무어의 주장과 관련, "가족들은 당시 미국에서 더이상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꼈다"면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문의 많은 어른들이 9.11 이전부터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미국은 우리 일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나도 미국당국의 인터뷰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가족이 빈 라덴을 돕거나 그에게 동정을 베풀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뒤 "그가 한 행동은 우리 일가에 해를 끼쳤다"면서 "나의 어머니도 테러 발생소식을 들은 그날 밤 앓아 누었다"고 토로했다. 빈 라딘은 "빈 라덴은 우리 보다 더 종교적이었고, 기묘했다"면서 "집안에 음악이 틀어져 있는 것을 싫어 했다는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번은 스위스 검찰이 예고없이 들이닥쳐 서류뭉치를 모두 갖고 가기도했으나 결국 아무 것도 드러난 게 없었다"고 빈 라덴 가족으로서 입는 피해를 토로한뒤 "우리 가족은 그가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