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저개발국 지식재산 각료회의"에 참석한 미국 콜럼비아대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와 제프리 유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사무차장 등을 초청,신라호텔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지난 2001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에는 지식과 기술의 격차가 있다"며 "WIPO는 이러한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 내용을 간추려 싣는다. △이기수 고려대 교수(사회)=지식기반시대로 접어들면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개발국이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지재권 관리에 보다 힘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지식재산권은 기술개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반면 독점을 유발해 기술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습니다. 지재권의 독점성을 강화할 경우 기술발전 과정에서 저개발국이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프리 유 WIPO 사무차장=현재 지식재산과 관련한 25개 국제조약 및 협정이 있습니다. WIPO는 기존 조약을 개정하고 새로운 조약을 제정해 저개발국의 지재권 분야 발전을 도울 계획입니다. 회의와 포럼을 통해 저개발국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열린 '저개발국 지식재산 각료회의'도 이같은 노력의 한 부분이며,이상적인 발전모델로 평가되고 있는 한국에서 개최하게 된 것입니다. △김종갑 특허청장=선진국과 저개발국간에 지재권 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합니다. 한국은 앞으로 WIPO에 한국투자신탁기금(Korea trust fund)을 설치,운영함으로써 지재권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를 저개발국에 전수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회=한국은 물론 선진국들이 지재권과 관련해 저개발국 지원에 나서야 할 것 같은데요. △스티글리츠 교수=한국이 저개발국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진국은 저개발국들의 발전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저개발국이 지재권을 보유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의 에이즈환자들은 치료제를 얻지 못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의약품을 개발하도록 선진국이 도와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 사무차장=지재권 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돼야 합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논의되고 있는 무역관련 지식재산권협정(TRIPS Agreement)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가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재권 제도 마련을 위해선 국가간 신뢰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 청장=WIPO가 지재권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국가간 차이가 반영돼야 합니다. 선진국은 강력한 지재권 시스템을 원하는 반면 저개발국은 자율성이 발휘될 수 있는 것을 바랍니다. 양자의 입장이 균형있게 반영돼야 합니다. 지재권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그 독점성을 약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정리=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