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타격으로 내년에 유럽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5일 "지금과 같은 높은 유가가 계속되거나 심지어 더 오를 경우 유로권 안팎의 경기 회복세가 내년에 둔화될 수 있다"고 유럽의회에서 보고했다. ECB는 그동안 국제유가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유로권 경제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왔으나 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계속하자 최근 들어 내년 경제성장 둔화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또 요아친 알루미나 EU 집행위원은 유가 때문에 당초 지난 봄에 밝혔던 내년 성장 전망치 2.3%를 낮춰야 할 가능성을 지난 주 처음으로 시사한 바 있어 26일 발표될 추계 경제 동향 분석과 전망이 주목되고 있다. . 볼프강 클레멘트 독일 경제.노동장관은 25일 독일의 내년 성장 전망치를 1.8%에서 1.7%로 낮추며 고유가를 주 이유로 들었다. 또 앞서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들은내년 성장 전망치를 정부 추계보다 낮은 1.5%로 전망한 바 있다. 클레멘트 장관은 이미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 보다 0.2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편 트리셰 총재는 고유가 때문에 올해 물가가 ECB 억제 목표치인 2%에 근접또는 일부 상회할 전망이지만 충격 요인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는 한 내년엔 목표치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리셰 총재는 올해 물가상승이 임금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유로권 기업과 노조들이 제품서비스 가격 인상과 임금 상승이라는 이른바 `2차 물가 파급효과'를 유발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리셰 총재는 고유가로 물가상승 압력이 더 높아지지 않으면 현행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재차 시사했다. ECB는 현재 까지는 고유가가 물가에 미칠 영향 보다는 경제성장 둔화에 미칠 영향을 주로 염려하고 있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경제지 한델스 블라 트는 밝혔다. 국제원유가는 이날 노르웨이 정유업체 파업으로 인한 공급 부족 우려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가 파업 타결 소식에 다시 내렸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