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1일째 매도 … '셀 코리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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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가 11일째 이어지고 있다.
매도규모도 1조6천8백억원이 넘는다.
고유가,경기침체의 지속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물 공세는 투자심리를 적지않게 위축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셀(sell)코리아'에 나선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노(no)'라고 밝히고 있다.
외국인 매도물량의 대부분은 삼성전자 한 종목에 집중돼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의 매도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틈타 차익을 실현하거나,종목교체를 위해 물량을 털었던 것일 뿐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만 팔았다
외국인은 지난 8일 이후 삼성전자를 1조3천9백억원어치 팔았다.
이 기간 중 외국인의 전체 순매도 금액 가운데 82%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데다 3분기 실적 악화가 확인되면서 뭇매를 맞았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중 자동차나 건설 통신 해운주 등은 꾸준히 사모았다.
현대자동차는 6백18억원,현대중공업은 3백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밖에 현대건설 LG화학 삼성중공업 엔씨소프트 등도 주요 매수 타깃이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자동차 건설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은 '셀 코리아'가 아니라 '셀 삼성전자'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매수 전환 기대 커져
외국인은 올 1월에 4조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작년 말과 올 초에 걸쳐 주식을 대량 사들였다.
당시 외국인 매수의 배경은 달러 약세였다.
달러화 약세는 달러자산의 해외 유출로 이어졌고 일부분이 한국주식 매수 자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똑같은 달러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배경으로 외국인이 거꾸로 주식을 팔았다.
이유는 중국이다.
중국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로 인해 달러자산의 재분배가 나타날 가능성도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 전문가는 중국정부가 긴축기조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달러자산의 아시아시장 유입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본격 반등까진 시간 걸릴듯
그러나 낙관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절반가량 남아있는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변수다.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까지 2백29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기 때문에 앞으로도 1백70만주가량을 더 사야 한다.
삼성전자에 보유 주식을 넘기려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털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세를 이끌어왔던 소재주도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추가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지수가 정체상태를 보이더라도 외국인 매수가 꾸준히 유입되는 종목에 주목하며 반등장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