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는 일본이 자랑하는 여류작가다.


지긋지긋한 병마와 싸우면서 글을 쓰다,결국은 여러가지 장기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다장기부전으로 1999년 타계한 그녀는 1964년의 데뷔 소설 '빙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 홋카이도 제2의 도시,아사히카와를 찾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먼저 그녀와 그녀의 작품을 떠올린다.


아사히카와는 그녀가 나서 글을 쓰고,생의 마지막을 맞은 그녀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시내 남쪽으로 흐르는 비에이강 옆,한낮의 햇빛도 뚫지 못할 정도로 울창한 외국수종시범림안에 "미우라 아야코 기념 문학관"이 있다.


그녀를 아끼는 독자들이 돈을 모아 그녀가 타계하기 한 해 전 세운 문학관은 "빛과 사람과 생명"을 주제로 그녀의 발자취와 문학 전체를 소개하고 있다.


"인간의 죄,그리고 신의 용서"를 일관된 주제로 삼았던 그녀의 문학혼을 진하게 느낄수 있다.



외국수종시범림은 외국의 나무가 홋카이도에서 어떻게 자라는지 관찰하기 위해 만든 숲.


'빙점'의 무대로도 생생하다.


소설의 주인공 '요오코'와 '기타하라'가 나무의 이름을 부르며 나란히 걷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미우라 아야코 기념문학관을 본 다음은 홋카이도 전통 미술공예촌을 찾는다.


유럽 중세의 성을 닮은 전시관이 운치를 더하는 곳이다.


독창적인 기법으로 홋카이도의 자연을 표현한 작품을 전시하는 유카라오리 직물전시관,일본을 포함한 세계 90여개 나라의 염직미술품 5천여점을 모아놓은 국제염직미술관 그리고 홋카이도 눈의 결정체와 얼음을 주제로 꾸며놓은 18m 지하의 유키미술관으로 구성돼 있다.


유키미술관의 공간활용 방법이 흥미롭다.


근사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다.


이시카리강 위쪽의 아이누기념관도 둘러볼 만하다.


가와무라 가네토란 사람이 사재를 털어 만든 아이누기념관으로 홋카이도에서는 가장 오래됐다고 한다.


'무쿠리'란 아이누의 악기로 내는 아이누의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라멘'으로 허기를 달래보자.


아사히카와는 삿포로에 못지 않은 라멘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돼지뼈를 넣어 우려낸 뒤 쉬 식지 않게 기름을 띄운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 그리고 해산물의 조화가 미식가들의 입맛도 만족시킨다.


일본 단풍의 시작을 알리는 다이세츠산 국립공원으로 가면 홋카이도의 웅장한 자연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 다이세츠산 자락에 온천명소 소운쿄가 있다.


소운쿄는 일본에서 세번째로 긴 강인 이시카리강의 발원지에 해당하는 협곡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2개의 폭포가 소운쿄 최대의 볼거리.


낙차 1백20m의 은하폭포와 90m의 유성폭포가 그것이다.


은하폭포는 부드러운 여성,유성폭포는 박력이 넘치는 남성에 비유,두 폭포를 부부폭포로도 부른다.


맞은편 전망대에 서면 두 폭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코바코와 오바코의 협곡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코바코는 협곡 내 가장 험한 골짜기로 낙차 큰 폭포가 이어져 절경을 이룬다.


코바코에서 안으로 더 들어가면 장대한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오바코가 있다.


소운쿄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갈 수 있다.


소운쿄 온천가에서 다이세츠산 정상까지 로프웨이로 이어져 있다.


로프웨이의 길이는 1천6백80m.


해발 1천3백m고지에 오른다.


2백m 정도의 산책로 끝에 정상부근 1천7백m까지 치고 올라가는 리프트가 있다.


각종 희귀한 고산 동식물을 볼 수 있어 재미있다.


무엇보다 웅장한 다이세츠산의 전망이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