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소매유통은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접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체감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매유통업자들의 체감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서 이런 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유통업체들은 4분기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조성진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떤 조사였습니까? 기자) 바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주 발표한 자료인데요,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지수'입니다. 이 지수는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등 855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경기가 어떨까 하는 것을 물어본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지수는 3분기의 98보다 크게 떨어진 79로 나타났습니다. 이 지수는 RBSI로 줄여서 표시하는데, 소매유통업체들의 체감 경기를 0∼200 범위에서 나타내게 됩니다. 이 수치가 100 이상이면 전분기보다 경기가 호전될 것을, 100 미만이면 침체될 것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앵커) 결국 이 지수에 따르면 4분기에도 소매유통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실제 기업들은 경기 부분에 대해 어떻게 답했습니까? 기자) 이번 조사에서는 4분기 경기가 3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 업체 비율이 22.4%로 전분기의 32.3%에 비해 크게 낮아졌습니다. 반면, 전분기보다 경기악화를 예상한 업체 비율은 43.5%로 전분기의 34.7%에 비해 훨씬 높아졌습니다. 경기침체로 얼어 붙은 소비자 소비심리가 4분기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수통계를 살펴보시면 올 2분기만 해도 RBSI지수가 116을 나타내면서 경기가 좋아질 것이다라는 전망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3분기 수치가 98, 4분기 수치가 79로 나타나면서 유통업체들을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3분기 RBSI실적치를 보더라도 73의 수치를 나타내면서 2002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매유통업체들의 경영실적 악화의 장기화를 증명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우리가 직접적으로 소비하는 부분인 소매유통부분이 이처럼 좋지 않다는 것은 결국 체감경기에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수치가 모든 업종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인가요? 기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업종별로는 예상치에 다소 차이를 보였습니다. 백화점이 137, 전자상거래가 130, 통신판매가 118 등으로 경기호전이 예상된 반면, 편의점은 48, 슈퍼마켓은 65 등으로 훨씬 나빠질 것으로 전망돼 명암이 엇갈렸습니다. 특히,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3분기에 비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업체의 비율이 각각 4.5%와 14.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어 체감경기가 극도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침체된 소비심리와 업종의 계절적 특성이 맞물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편의점은 야간 매출 비중과 주류, 음료 판매 비중이 크기 때문에 동절기가 시작되는 4분기를 어둡게 전망하는 업체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슈퍼마켓은 할인점의 신규점포 증가와 동절기 진입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횟수 감소로 소위 동네상권 약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이처럼 소매유통업체들이 경영을 해나가면서 애로를 느끼는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유통업체들이 꼽은 경영상의 애로요인으로는 역시 소비심리 위축이 39.7%로 가장 높았고, 과당 경쟁이 22.9%, 상품가격상승이 11.3%를 차지했습니다. 이와 함께 인건비 부담(6.8%), 자금부족(5.1%) 등도 애로점의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소비자들이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소매유통업체들이 가장 큰 애로점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지역별 격차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전체적으로는 조사대상 지역 모두 기준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광주(93), 서울(86), 대전(84) 등은 그나마 좀 나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울산(79), 인천(70), 부산(69), 대구(56) 등은 80 이하의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구는 섬유업종 등 제조업 부진 등의 요인으로 지역경제가 침체되어 가장 어두운 경기전망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앞으로 경기가 계속해서 좋지 않겠다라는 전망이 매우 우세한 것인데요, 종합해 주시죠. 기자) 네, 이 결과는 연말로 접어들면서 특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위축된 구매심리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기 침체의 원인 중 하나인 가계부채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물가마저 불안한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유통업계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매우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전망처럼 경기회복이 더욱 늦어지면서 불황의 장기화가 점차적으로 현실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