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현대그룹 대표주들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 99년 소그룹 분할 과정에서 안팎의 악재로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됐던 이들 '현대주'들이 최근 '리레이팅'(재평가)되며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대우주들이 그룹 부실의 멍에를 벗고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듯 현대주들도 그룹 분할 리스크를 해소하며 펀더멘털(내재가치) 개선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리레이팅'의 선두주자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다. 지난 8월과 9월 약세장에서도 강세를 나타내며 시장주도주로 부상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현대상선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주가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 브랜드에다 실적 개선에 따른 턴어라운드 기대가 가세,당분간 주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에 신고가 행렬 최근 8일간(거래일 기준) 대표적인 현대주의 주가 상승률은 하이닉스 38.8%,현대상선 54.9%,현대건설 13.9%,현대자동차 12.8% 등으로 시장 평균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하이닉스와 현대상선은 8일 각각 4.76%,6.79% 급등한 1만4천3백원,1만4천1백50원으로 마감돼 최근 1년간 최고가를 경신했으며,현대건설도 3.72% 오른 1만3천9백50원으로 지난 6일의 신고가(1만4천1백50원.종가 기준)에 바짝 다가섰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하이닉스 1천50만주,현대상선 4백70만주,현대건설 1백50만주에 달한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특히 하이닉스와 현대상선의 경우 턴어라운드 대표주로 인식되면서 외국계 펀드들로부터 물량확보를 겨냥한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하이닉스는 장중 외국인이 4백여만주를 매수한 것과 별도로 시간외 장외 거래를 통해 자사주 3백만주가 외국인에게 추가로 넘어갔다. ◆활발해진 재평가 이들 종목은 과거 부실을 털어낸데다 그룹 분리 과정에서의 불확실성 등이 제거돼 주가 '제자리 찾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과거 현대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현대건설은 그동안의 저가 수주에서 벗어나면서 해외공사 원가율이 크게 개선된 데다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적자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업계 1위 명예를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상선도 그룹 리스크 해소에다 해운업황 호조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며 하이닉스는 주력인 D램 부문의 이익 증가,비메모리 사업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이 한꺼번에 맞물려 시장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하이닉스는 실적 대비 주가의 저평가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 반도체 팀장은 "저평가됐다는 삼성전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 수준인데 하이닉스는 최근 급속한 펀더멘털 개선에도 불구하고 PER는 3배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M&A에 대한 끊임없는 기대감도 이들의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적대적인 M&A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는 채권단 보유지분이 매각되는 과정에서 M&A 테마주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