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계에 프로그램을 협력업체에 통째로 판매하는 "정액제"가 확산되고 있다. 정액제는 상품 매기를 가늠하기 힘들 경우 일정 수입을 미리 확보해 놓자는 홈쇼핑사들의 안전희구 심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출에 따라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떼는 기존의 "정률"방식만으로는 불경기를 헤쳐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정액제를 맨 처음 도입한 곳은 농수산홈쇼핑.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실시,수익성을 높이는 데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영업팀 관계자는 "신상품과 건강식품을 중심으로 30% 내외를 정액제 프로그램으로 편성하고 있다"며 "객단가가 낮은 상품은 분당 3만원,객단가가 높은 상품은 분당 15만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액이 높은 경우 판매액에 따른 수수료가 낮고,정액이 낮은 경우 수수료가 높은 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회사는 취급상품 중 상하기 쉬운 식품 비중이 커 소비자불만이 잦은 것이 고민거리였으나 이 제도를 도입한 뒤에는 경쟁력 없는 업체가 '공식벤더'로 활동하기 힘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후발 홈쇼핑사인 우리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전체 프로그램중 약 10%를 정액제로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선발 홈쇼핑사들은 정액제 프로 편성비율이 10% 이하로 낮다. 그러나 시간당 수수료는 5백만∼2천만원으로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홈쇼핑사들은 정액제 프로그램을 주로 오전이나 저녁,새벽 1시 이후의 심야시간에 편성하고 있다. 한 벤더업체 사장은 "현재 20여개의 중소기업 상품을 홈쇼핑 5개사에 골고루 넣고 있는데 절반 정도를 정액+정률제로 거래하고 있다"면서 "자금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홈쇼핑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강창동·손성태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