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롯데그룹에서 인사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내용 중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 부회장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후계구도와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어제 인사발표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롯데그룹은 롯데호텔 경영관리본부를 정책본부로 개편하고 본부장에 신동빈 부회장을 임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부본부장에 김병일 롯데호텔 사장을, 국제부문 담당에는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을 임명했습니다. 롯데호텔 정책본부는 다른 그룹으로 치자면 구조조정본부의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구조조정본부는 일반적으로 대기업 집단에서 중요 정책결정을 하고 그룹 내 회사들의 조정역할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그룹 내에서 부회장이라는 직함만 갖고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던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 경영 실무에 본격 참여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 동안 신동빈 부회장은 실제적인 그룹 2인자로 꾸준히 경영수업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어떤 과정을 거쳐 왔습니까? 기자) 신동빈 부회장은 일본 아오야마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 MBA를 거쳐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근무하다 일본 롯데그룹에 입사했습니다. 이후 1990년 호남석유화학, 코리아세븐 등을 거쳐 97년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임명되면서 경영수업을 쌓아왔습니다. 현재는 롯데제과와 호남석유화학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KP케미칼 인수와 중국 진출을 진두 지휘하는 등 경영행보를 넓혀 왔고 그룹의 주요 현안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방문에 동행해 모스크바 종합상가 건설을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그렇다면 이번 인사가 주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기자) 이번 인사는 명실상부한 그룹 2인자인 신동빈 부회장에게 그룹 구조조정본부격인 정책본부 실무를 맡김으로써 본격적인 2세경영시대를 가시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신동빈 부회장을 중심으로 김병일 롯데호텔 사장이 최측근에서 신 부회장을 보좌토록 했다는 점을 우선 주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신격호 회장의 신임을 받아오던 조카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을 러시아,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담당하는 국제부문을 맡게 함으로써 국내 계열사로부터 한발짝 멀어지게 했습니다. 이로써 신동빈 부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한층 강화됐다는게 그룹 안팎의 분석입니다. 이를 통해 롯데그룹은 신격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이 일본을,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이 한국을 맡는 형식으로 2세 후계구도가 완전히 굳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인사를 통해 앞으로 롯데그룹의 행보 어떻게 변할까요? 기자) 롯데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이 경영전반을 앞으로도 직접 챙길 것이며, 이번 인사가 당장 경영권 승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신격호 회장의 그늘에만 머물던 신동빈 부회장의 부상으로 롯데그룹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 부회장이 맡게 된 정책본부는 제2롯데월드 건설 등 그룹 차원의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그룹 주요 정책의 실무 작업과 함께 계열사간 중복투자 예방 등의 업무를 하게 됨으로써 그룹 내에서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는 최근 계열사 호남석유화학이 LG화학과 함께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했고, 지난 7월에는 KP케미칼을 인수하는 등 석유화학에 대한 집중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그동안 유통 위주였던 그룹의 사업구조를 유통과 중화학 부문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 안에서 신 부회장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러시아의 백화점과 호텔 사업, 중국의 테마파크 사업 등 해외진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와함께 롯데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점차 젊어지는 쪽으로 흐르지 않겠느냐 하는 전망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