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증시 주도하는 연기금...계속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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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오프닝)
주식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연기금이 이제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순매수 규모가 5천억원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연기금의 시장 주도… 자세한 내용을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 봅니다.
박 재성 기자가…
(앵커)
연기금의 주식 매수 먼저 현황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올해 초부터 지난 9월까지 추이를 살펴보면, 1월과 2월 연초에 주식 매입이 늘었고 다시 8월과 9월 각각 천억원과 5천3백억원 크게 매입 규모를 늘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9월 들어서는 9월 10일 단 한차례를 빼고는 거래소 시장 기준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사들였는데요.
종합주가지수가 8백선을 넘어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8월과 9월이면 지수가 오름세를 타고 있던 시점 아닙니까?
지수가 오를수록 매입에 따른 부담이 클 수도 있을 텐데… 이처럼 매입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기자)
가장 규모가 큰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3가지 측면에서 살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가 기금 운용상의 자금 집행 계획입니다.
올해 국민연금에 배정된 주식 투자 운용 규모가 2조 8천억원인데요.
국민연금의 기본 방침은 매월 균등한 비율로 주식 매입을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적립식 투자와 유사하죠.
그런데 약 1:2 정도 비율로 1/3은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 그리고 2/3는 외 부 위탁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위탁 투자는 시황을 탈 수밖에 없는데… 올 6월 이후 시황이 나빠지면서 이 부분이 많이 줄었죠.
하지만 8월 들어서면서부터 시장이 돌아서면서 양쪽 모두 자금 집행을 늘리기 시작한 것인데…
이 시점에 외국인 매수 등이 크게 줄면서 국민연금의 순매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돋보인 것입니다.
현재까지 목표의 75% 정도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요.
아직 25%, 즉 약 7천억원 정도 매입 자금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가, 첫째와 비슷한 맥락입니다만, 지난 4월~5월 사이에는 시장 침체로 선물 지수가 오히려 주식 지수를 밑도는 현상이 오래 지속됐습니다.
이론적으로 선물지수가 더 비싸야 하지만 더 싸게 된 것이죠.
그래서 이 때 연기금에서도 선물지수를 많이 매입했는데, 9월 들어, 주식 시장이 오르면서 선물지수 가격이 오르자, 이번에는 반대로 선물지수를 팔고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덕분에 8,9월 들어서 주식 매입이 크게 늘었고요.
세번째는 증시 주변 요인으로 금리가 줄곧 하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하루짜리 콜금리보다 더 낮아졌다고 하지 않습니까?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다시 내릴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인데요.
금리를 낮추면 채권 수익률이 더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과 같은 수준은 주식으로 본다면 상투에 가깝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자산 운용이 주식 투자 아니면 채권 투자인데… 갈수록 채권 투자가 위험해지니까 주식 쪽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됐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앵커)
여유 자금도 아직 남아 있고… 채권 투자도 위험하다…
그렇다면, 당분간은 주식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볼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국민연금 측에서는 주가가 지금 수준에서 다소 오르더라도 당분간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운용자금이 아직도 7천억원 정도 남아 있고요.
국민 연금의 자금 운용 성격이 단기 투자는 아닌 만큼, 시장 등락에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국민연금 측에서는 이를 포트폴리오 투자라고 설명하는데요.
이 반대가 모멘텀 투잡니다.
모멘텀 투자는 시장 방향을 보고 샀다 팔았다 하는 투자인데 반해서 포트폴리오 투자는 시장이 변동할 경우 구성 종목만 조금씩 바꿔서 대응할 뿐, 보유 물량을 대량으로 처분한다든지… 이런 전략은 구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시장이 오를 때는 시장과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흔히 고베타 종목-을 사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반대로 지수에 둔감하게 반응하는 종목- 저베타 종목-을 늘려서 대응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하반기에도 꾸준히 주식 매입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지금 매입 자금 잔여가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것은 2천5백억원 정도 그리고 위탁하고 있는 것은 5천억원 정도 남아 있습니다.
고유 분은 연말까지 모두 주식을 사야하고요.
위탁 분은 시황이 나쁘면 현금 보유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황에 따라 최저 2천5백억원에서 7천5백억원 선 월별로는 천억원에서 2천5백억원선 주식 매수 자금이 대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국민연금의 주요 매수 매도 종목의 특징은 어떻습니까?
(기자)
말씀 드린 장기 포트폴리오 투자를 위주로 하다 보니까, 대형 우량주, 업종대표주가 주된 매입 종목들입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LG전자 등이죠.
삼성전자 주식만 1조 2천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안정적인 수익확보를 위한 배당 관련 주, 한국전력, KT&G 등이 있고요.
매도 종목으로는 주가 급등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대우종합기계, 현대미포조선, LG석유화학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앵커)
장기적인 주식 매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기금운용은 정부 예산을 짜듯이 해마다 기금운용계획을 세워서 집행됩니다.
장기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인데요.
내부적으로 갈수록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려는 추세에다 퇴직연금제 도입, 적립식 펀드 활성화 등 주식 수급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것을 크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내년 들어서도 연기금의 주식 운용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