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조직의 동남아지역 연계집단인 제마 이슬라미아(JI) 소속 고급요원들은 필리핀의 비밀캠프에서 여전히 테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미국의 한 안보전문가가 주장했다. 미 보스턴 시몬스대학 부설 아시아연구소의 자카리 아부자(Zachary Abuza) 소장은 1일 필리핀 현지언론과의 회견에서 JI 비밀캠프가 이미 폐쇄됐다는 필리핀 정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JI의 고위급 요원들이 비밀캠프에서 은신하면서 테러범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부자 소장은 특히 비밀캠프들이 분리주의세력인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MILF)의 주근거지인 남부지역에 밀집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MILF는 JI와의 연계성을 부인해왔다. 그는 JI가 이슬람 교리 교육, 정보수집, 군사훈련 등 조직 유지에 필요한 활동을 하기 위해 MILF와 협력체제를 구축해왔다면서, 비밀캠프에서 테러범을 양성하는교관단 가운데에는 지난달초 인도네시아 주재 호주대사관 폭탄테러사건의 주요용의자인 말레이시아 국적의 아자하리 빈 후신도 포함돼 있다고 폭로했다. 빈 후신은 이에 앞서 지난 2002년 인도네시아 휴양도시 발리에서 발생해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테러사건에 깊숙이 간여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한편 필리핀 정부도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필리핀의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지난7년 동안 JI와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 이슬람 테러조직들에게 훈련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그러나 지난 1월 JI의 신규요원 19명에 대한 훈련을 끝으로 더이상 JI의 비밀캠프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