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10월1일.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세계에 알릴 때만해도 중국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내전'의 상처 속에서 숨쉴 겨를이없었다. 그런 중국이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실험'인 개혁ㆍ개방을 선언한 지 반세기만에 '세계의 공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생소한 단어를 만들어낸 중국경제는 건국 55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그야말로 `천지개벽'의 대변화를 현실화하고 있다. 건국 초기 마오쩌둥(毛澤東)을 중심으로 한 1세대 지도부는 혼란했던 사회의 정리정돈을 위해 사상교육에 치중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이른바 `대약진운동'으로 대변되는 집단적 사회주의 경제발전 모델을 추진했다. 경제발전과정으로 분류하면 1기(1949-1957)와 2기(1958-1965)에 해당하는 이 시기에 중국경제는 자력갱생에 주력하면서 사실상 낙후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변화의 시도가 고개를 들던 시기(3기:1966-1977)를 거쳐 중국경제의 오늘을 만들어낸 것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선택한 1978년 개혁ㆍ개방정책이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 진 중국은 경제제도 전반의 대수술을 감행했다. 개혁ㆍ개방의 20여년간 중국은 연평균 7.7%의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룩했고, 인치를 법치로 전환하는 거대한 개혁의 바람이 경제전반을 흔들어댔다. 오늘날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위상은 몇가지 통계를 들여다보면 쉽게알 수 있다. 경제규모(GDP)는 지난해 11조6천694억위안으로 세계 6위에 올라섰다. 건국초기였던 1952년 GDP가 679억위안이었다. 한마디로 믿어지지 않는 팽창이라 할수 있다. 교역규모는 2002년기준 수출과 수입면에서 각각 세계 5위와 6위를 기록했다. 1950년 대외무역총액이 11억3천만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8천4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 수입은 4천128억4천만달러(전년 대비 39.9% 증가)로 미국과 독일에이어 세계 3위로 부상했다. 외환보유고에서도 개혁ㆍ개방초기 8억4천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천33억달러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다국적기업의 쇄도 속에 외국인투자유지는 세계 1위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535억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전세계 500대 다국적 기업중 450개가 중국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국가경제의 발전과 함께 주민들의 생활수준도 높아졌다. 1인당 GDP가 건축초기100달러 수준에도 미치지 않던 것이 지난해에는 9천79위안으로 달러로 환산할 경우1천달러를 넘어섰다. 1952년 1인당 연간소비액이 불과 80위안(약1만2천원)이었으나 이제는 4천위안을육박하고 있다. 생존의 수준에서 문화오락의 향수를 누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것이다. 중국경제의 기세는 이제부터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제16기 당대회(2002년11월)에서 오는 2020년 GDP를 4배로 증가시켜 이른바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상당히 풍요로운) 사회' 건설을 목표로 제시하며 1인당 국민소득 3천달러 시대를 예고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 2020년 경제성장률은 평균 7.2%선을 유지하며, 2010년 경제규모(GDP) 2조달러를 달성해 세계 4위로 부상한 뒤 2020년에는 4조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 3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가 `비약적인 발전단계'라면 2050년까지는 `안정적 성장단계'로 분류된다.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4.7% 선으로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최대 18%까지 확대하며 GDP10조달러를 달성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야심찬 계획은 중국당국의 허언(虛言)만이 아니다. 세계은행과 글로벌 인사이트 등 세계적인 기관에서도 오는 2010년까지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7% 내외로,이후 2020년까지는 5.5% 내외로 전망하는 등 세계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바야흐로 경제적으로도 국제무대에서 `대중화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중국을 보고 있는 셈이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