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종교 자유를 주장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다가출했던 서울 대광고 강의석(18.3년)군이 닷새 만에 경남 고성에서 발견돼 무사히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20일 경남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가출, 소식이 끊겼던 강군은 이날 오후 4시50분께 고성군 고성읍 시외버스터널에 정차해 있던 진주-통영 시외버스 안에서 발견, 7시간여만인 자정께 비교적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부모에게 인계됐다. 연락을 받고 서울서 달려 온 강군의 어머니 백모(45)씨는 단식으로 수척해져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들을 보는 순간 보듬어 안고선 눈물을 쏟으며 "의석아 이제집에 가자..."며 목이 메어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의석군은 힘없는 목소리로 "엄마, 집에 가자"고 말한 뒤 손으로 상의 주머니를 가리키며 주머니 속에 든 설익은 대추를 엄마에게 건네기도 했다. 발견 당시 강군은 오랜 단식으로 기력이 매우 쇠약한 탈진 상태였지만 거동하는데 별 불편이 없는 것으로 미뤄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측은 밝혔다. 강군은 경찰서에서 병원에 가자는 경찰관의 권유를 뿌리친 채 생활안전계 사무실과 숙직실에서 생수를 마시고 누워 쉬면서 지친 몸을 추슬렸다. 강군은 또 무엇인가 꼼꼼히 노트에 기록했으며 행적을 묻는 질문에 대답 없이 "나중에 모든 것을 말하겠다"는 메모만 남겼다. 강군은 그동안의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 일절 함구했으나 수첩 속에서 19일자 소인이 찍인 지리산국립공원 산장대피소의 이용권이 발견됐고 지리산과 가까운 진주쪽에서 시외버스를 탔던 것으로 미뤄 지리산 대피소와 사찰 등을 전전했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그러나 강군이 부모가 도착하기 직전인 오후 11시30분께 경찰서 3층 직원 숙직실에서 의경 2명의 보호 속에 쉬던 중 건물을 몰래 빠져 나가 행방이 다시 묘연했다가 경찰의 수색작업 끝에 10여분만에 도로변에서 발견되는 등 한때 긴박한 순간도벌어졌다. 강군은 의경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경찰서 뒤편을 통해 건물 밖으로 나갔던 것으로 추정됐다. 학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 40일 가까이 단식을 벌여 온 강군은 지난 16일 오전 병원 입원 문제로 부모와 승강이를 벌이다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었다. (고성=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