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유영철(34)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피해자 유족의 탄원서를 읽은 유씨가 피해 유족에게 보낸 답장이 20일 공개됐다. 유씨는 자신의 흉기에 노모와 부인, 아들 등 일가족을 잃고도 "죄는 밉지만 사형만은 말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경찰에 보냈던 '서울 구기동 사건' 피해유족고모(65)씨에게 보낸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에서 "염치없는 줄 알지만 어르신께서제게 보내주신 글을 보고 너무 감동이 돼서 참회하는 심정으로 몇자 적게 됐다"고썼다. 유씨는 "지금 와서 어떤 말씀으로 사죄를 드려도 어르신의 마음에 위로가 안되실 것이라 믿는다"며 "용서를 구하고자 이렇게 용기를 낸 것이 아니라 다만 저같은인간을 벌하지 말라 하신 어르신의 간곡함을 읽고 이 인간이 얼마나 못난 짓을 했는지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뿐"이라고 적었다. 유씨는 "제가 어렵게 자라 부유층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과 한 여성의(에 대한)배신감을 그렇게까지(밖에) 표출하지 못했던 정말 나약하고 못난 인간 이하의 인간이었다는 걸 알았다"며 "소박한 꿈을 향해(이루기 위해) 살려고 발버둥도 쳤지만 내의지와 다른 수렁의 길에 접어들기를 반복했다"고 썼다. 유씨는 이어 "검거 당시 기회가 여의치 않아 많은 유가족들에게 사죄를 드리지못한 점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어르신께서 어떤 방법으로든 저의 심정을 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며 다시한번 진심으로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