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살 때 가장 고민되는 것중 하나가 색상이다.


차에 어울리는 나만의 색상을 선택하고 싶긴 누구나 마찬가지다.


색상에 따른 심리적인 상징성과 시대 변화에 따라 선호하는 자동차 색상도 바뀐다.


자동차 색상의 선택에는 색상이 본래 가지는 상징성 외에도 사회적인 조건들이 반영된다.


예를 들어 2002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를 필두로 한 붉은 물결이 일면서 빨간색과 선홍색 차량의 출고 비중이 올라가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최근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서 흰색 차량의 출고보다는 튀는 칼라를 찾는 고객 비중이 늘었다.


이는 불경기인 만큼 자동차의 색상으로나마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색상과 사고 사이에도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밝은 색 자동차 운전자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특히 빛이 잘 반사되는 은색 자동차가 사람들 눈에 잘 띄어 사고 발생률이 낮다.


국가마다 선호하는 자동차의 색상은 다르다.


열정적이고 다혈질인 이탈리아 국민들은 붉은색을,실리적이고 보수적인 독일인들은 은색을 선호한다.


미국이나 아시아 국가들은 흰색 차량을 좋아하고 프랑스인한테는 파란색이 인기를 끈다.


자동차 메이커들도 선호하는 색깔이 있다.


이탈리아 페라리는 '이탈리안 레드'라고 불리는 빨간색,BMW는 푸른 빛이 도는 은색,재규어는 고전적인 녹색이 상징적인 색상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차 구매자들은 대체로 은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8월중 판매된 차량의 색상을 분석한 결과 싼타페의 경우 은색 판매 비중이 58.3%에 달했다.


다음으로 순백색(21.4%) 흑색(14.7%)이 뒤를 이었다.


소형 SUV인 투싼은 신은색 판매 비중이 40.4%로 가장 높았으며 연회색(23.4%) 순백색(15.1%)의 비중도 높았다.


투스카니는 은색과 흑색의 비중이 각각 38.6%,30.7%로 주류를 이뤘다.


반면 준중형이나 소형 승용차의 경우는 희색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반떼XD의 경우 순백색의 비중이 62.3%였으며 은색의 비중은 35.3%였다.


클릭은 흰색이 43.0%, 연은색이 3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 메이커들은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새로운 칼라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홈베이지색,오로라청색,크리스탈실버 등 다양한 색상을 추가했다.


기아차는 최근 선보인 뉴스포티지의 대표 색상으로 '하와이안 블루'를 선보여 한국색채학회가 선정하는 '컬러 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하와이안 블루는 경쾌하고 신선한 느낌의 청색으로 감각적인 차 디자인과 잘 조화돼 도시적 이미지·젊음·진취성·청결감 등 신세대 감각을 표현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