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종합주가지수 850선을 지켰다. 삼성전자 주가는 14일 자사주 2조원어치 매입 소식에 힘입어 1.79%(8천5백원) 오른 48만3천5백원으로 마감됐다. 이로써 이 회사 주가는 자사주 매입설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3일 연속 오르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포스코를 비롯 LG전자 SK㈜ 등 대형주들이 하락했지만 삼성전자의 선방으로 지수 하락폭은 소폭에 그쳤다. 반면 자사주 매입대상에서 제외된 삼성전자 우선주는 6.14%(2만5백원) 하락한 31만3천5백원에 거래를 마쳐 보통주와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상승률이 14.2%로 같은 기간 보통주 상승률(9.6%)을 크게 상회했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LG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2002년 이후 모두 5차례에 걸쳐 실시한 자사주 매입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와 이 회사 주가는 각각 평균 4.9%와 4.8%씩 동반상승해 지수상승에 적지않은 효과를 냈다. 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 규모가 당초 예상치를 넘는 2조원에 달한다는 점과 시기를 앞당긴 점을 주목하고 있다. 우선주가 제외된 것도 관심거리다. 하나증권은 자사주 매입규모에 대해 "현금창출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 13조7천억원에다 감가상각비 4조2천억원을 합치면 18조원가량의 현금이 유입되고 이중 설비투자에 8조원을 들여도 10조원가량의 현금이 남는다는 것. 이중 자사주매입과 주간배당으로 4조9천억원을 투입,현금흐름의 절반 가량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이익의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회사측에서는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등을 감안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IT경기 침체로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나빠지는 것을 감안한 '방어용'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기업분석전문가들은 LCD가격의 급락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3조원대 초반으로 잡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발표되면 얼마간의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사주 취득시기를 오는 12월 중순까지로 여유있게 잡은 것은 이를 의식한 결정"이라고 풀이했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자사주 취득은 상반기와 달리 보통주에 대해서만 이루어져 경영권 방어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소각될 예정이 아니어서 배당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주식 수급 개선요인과 함께 회사 내부의 주주권리 강화 전략으로 평가돼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