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000 시대 열자] 제2부 : (3) 블루칩 장기투자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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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증권사 도곡동지점 VIP 고객인 L씨(52).조그만 목재상을 운영하는 그는 노후 걱정이 없다.
사업을 통해 큰 돈을 번 것도 아니고,연금이나 저축 보험 등에 거액을 넣어둔 것도 아니다.
L씨가 노후준비를 끝낸 비결은 바로 삼성전자주식에 대한 장기 투자였다.
그는 지난 98년 이후 목돈이 생길 때마다 저축하는 셈치고 삼성전자에 투자했다.
당시엔 주당 3만∼4만원대에 불과해 매달 적게는 10주,많게는 수백주를 매입했다.
그 결과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은 모두 2만7천주.지금 주가가 48만원대로 뛰었으니 금액으로는 무려 1백30억원에 달한다.
L씨는 삼성전자 주식을 1백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투자자 33명 중 한 명으로 주총 때마다 특별대접을 받고 있다.
D증권사 고객인 P씨(34)는 배당투자 신봉자다.
중견 제조업체 과장인 그는 직장 동료들의 주식 실패담을 거울 삼아 매년 10%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유망 배당 종목만 사고 있다.
작년 말에는 LG전선 주식 5백주를 주당 1만4천원대에 사 배당금으로 투자 원금의 6.5%에 해당하는 45만5천원(세전 기준)을 받고 처분했다.
이 회사 주가는 처분 당시 1만9천원대까지 상승,그는 배당수익 외에 시세차익까지 올렸다.
P씨는 앞으로도 배당 우량주에만 투자,미래 창업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서 개인이 성공하는 비결은 '우량주 장기투자'에 있다고 조언한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자금력이나 정보 등 모든 면에서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열세인 개인이 승부를 걸 곳은 '주식으로 저축한다'는 마음으로 기업가치에 근거해 장기투자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우량주 장기투자 효과는 과거 데이터로도 충분히 입증된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90년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 포스코 현대차 등 시가총액 '빅5'에 투자했을 경우 평균 수익률은 4백7%.이 시대 최고 재테크 수단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값 상승률(1백67%)의 두 배를 훨씬 웃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기간 주가가 9백% 급등,강남아파트 시세차익의 5배를 넘어섰다.
신세계 포스코 태평양 현대모비스 농심 롯데칠성 등 대표 우량주도 장기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얻기는 마찬가지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주식 장기투자가 최고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90년부터 2003년까지 국채 누적수익률은 96%였지만 주식 장기투자 수익률은 2백75%에 달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량주 장기투자를 노후대책의 가장 훌륭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우량주 장기투자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배당만으로도 은행 예금이자(연 3.6%)를 넘는 종목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거래소 종목 중 배당기업의 올해 평균 배당수익률은 5.08%였으며,7%를 넘는 기업도 30개를 웃돈다.
더구나 매년 받는 배당금으로 해당 주식을 사두면 해가 갈수록 배당액은 더 많아지고 보유주식도 늘어 복리투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국내 대표 우량주들의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이들 종목을 최소 2∼3년간 보유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자세로 임하는 게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승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