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편집자는 자신이 편집하는 책의 산모이자 책을 통해 세상을 편집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대한 관찰자이자 질문자이기도 하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편집자이자 출판사 마음산책 대표인 정은숙씨(43?사진)가 한국 출판의 미래 이정표 '편집자 분투기'(바다출판사)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20년 전 홍성사에서 첫걸음을 시작한 이후 고려원과 삼성출판사를 거쳐 세계사 편집장,열림원 주간,마음산책 창업 이후까지 한 출판 초보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편집자로 태어나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시인이기도 한 그는 기획에서 홍보까지의 실무 이야기뿐만 아니라 '편집자란 무엇인가'라는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자신의 출판 인생과 인문학적 편집 지형도까지 폭넓게 펼쳐보인다. 그의 손을 거쳐간 책만 얼추 1천권에 이른다니 그는 세상을 향한 1천개의 문을 열어놓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온 셈이다. '편집자는 책을 만들면서 세상의 일부를 만들고 왕성한 탐구정신과 지혜·열정으로 감동을 팔 줄 아는 마케터까지 1인다역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 명편집자의 영혼이 배어 있는 작품답게 알차고 세련됐으며 품위 있는 책.디자인·장정·서점 풍경까지 담은 사진에서도 섬세한 숨결이 느껴지는 책이다. 2백90쪽,1만2천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